잦은 사명변경종목 '투자 조심'

블루멈, 상장폐지 기로에
플렉스컴·비에이치아이 등만 상승세

입력 : 2009-09-04 오전 11:31:57
[뉴스토마토 서혜승기자] 잦은 사명변경종목에 투자할 때는 보다 꼼꼼한 분석이 필요하다. 4일 상장폐지된 블루멈 역시 올 들어서만 2차례 회사명을 변경하는 등 잦은 사명변경 기업들 중 일부가 사명 변경 이후 주가가 급락한 경우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블루멈은 지난 3월 그랜드포트에서 룩소네이트로 사명을 바꾼 후 2달뒤인 5월 다시 현재의 블루멈으로 회사명을 고쳤다. 지난 1998년 10월 코스닥시장에 ‘골드뱅크’란 이름으로 데뷔하면서 상장 1년만에 시초가의 32배 이상 오르는 '스타주식'으로 이름을 날렸던 블루멈은 결국 5차례 회사명을 바꾼 이후 주식 시장에서 영구 제명됐다.
 
다수 기업들이 사명 변경 사유로 신규 사업 진출과 영업 다각화를 내걸고 있지만 더 이상 실체 없는 이미지 쇄신이 주가에 호재가 될 수 없다고 투자자들은 지적한다. 기업들이 이미지 제고를 목적으로 상호를 바꾸고 있지만 이들 종목에 대한 투자엔 보다 세심한 분별력이 요구된다는 내용이다.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이미지 변화를 위해 상호를 바꾼 다수 기업의 경우 사업성에 대한 기대감에 전체 증시의 상승탄력까지 받으면서 오름세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상당수 있다.
 
연초 이후 전날까지 코스닥 시장에서의 ‘상호변경 안내’ 공시는 총 72건, 이중 80.5%(58건)가 사명변경 목적으로 ‘기업이미지 제고’를 꼽고 있다. 기업이미지 제고차원에서 회사명을 바꾼 58개사 중 36종목만 주가가 올랐고, 나머지 22개사는 오히려 이미지 변신에 실패,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플렉스컴(065270)은 지난 1월 굿센에서 사명을 바꾼 후 올 매출액 1200억원과 영업익 110억원이란 야심찬 목표를 밝혔다. 실제 2분기 영업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1.9% 오른 31억7000만원을 기록하며 성과가 가시화 되자 사명 변경을 공시할 당시 1000원에도 못미쳤던 이 회사 주가는 지난 3일 종가기준 5400원까지 뛰어 올랐다.
 
비에이치아이(083650), 일신바이오(068330), #아리진 등도 사명 변경 후 사업성과 가시화 및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주가에 반영되면서 오름세를 탔다.
 
반면 실체 없는 잦은 사명 변경이 부실기업 이미지로 이어지면서 재기 불능 상태에 빠진 경우도 많다.
 
디보스(080140)는 다른 상장명을 거쳐 다시 원래 이름으로 되돌아온 경우다. 디보스는 지난해 10월 디보스에서 루멘디지탈로 변경 상장한 후 대표 이사들의 업무상 횡령·배임 행위가 발생하며 급락했다.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등 재기 노력을 했지만 올 3월 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불발되고 상장폐지 우려감이 나오자 다시 디보스로 상호를 바꿔 달았다.
 
역시 기업 이미지 제고가 목적이었지만 대표의 경영 정상화 노력에도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이 철회되면서 다시 급락했다. 지난달 14일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서 주권 매매거래가 정지된 디보스는 지난 2일 코스닥 시장본부에 상장폐지 사유에 대한 이의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스멕스(060910)는 지난 4월 말 기업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아이에스하이텍에서 사명을 변경했지만 전 대표의 횡령·배임 사실이 확인 된 후 급락했고 이후 뚜렷한 이유 없는 급등락세가 나타나다 결국 지난 달 14일 주권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아이젝(065180)도 지난 7월, 80% 감자 결정 후 하한가를 기록했고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서 주가가 200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이미지 제고를 사유로 아이젝은 피에스앤지로 사명을 바꾼 후 2일 변경 상장됐다.
 
전문가들은 경영진이 바뀌는 경우 신규 비즈니스에 맞는 사명으로의 변경은 정상적이나 메인 비즈니스에 변화 없이 이미지만을 바꿔보려 시도하는 업체는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상윤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과거 이미지가 향후 사업 진행에 장벽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기업명을 변경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는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여의도 객장에서 만난 한 투자자는 “상장사의 이름이 바뀌면 한번 더 관심이 가긴 하지만 사명만 들어보고 투자를 하는게 아니며 오히려 그 업체에 대해 확실히 더 공부한 다음에 투자하게 된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서혜승 기자 haron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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