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 기자] 제주도와 대구광역시 부동산 시장이 극단적인 분위기로 갈라지고 있다. 부동산 불모지였던 제주도가 역대 최고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역대 최고의 상승세를 이어가던 대구는 미분양무덤이라는 오명을 썼던 당시로 돌아갈 기세다.
18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월 1주 제주도 매수우위지수는 161.1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매수우위지수는 전국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하며 0~200 범위 이내로,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우위’ 비중이 높음을 뜻한다. 전국 평균은 43.1에 불과하다.
현장의 체감 온도가 급격히 올라갔음을 반영하듯 올들어 제주도 아파트값은 전국 최고 수준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월 1주차까지 1.21% 상승,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인 0.1%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제주는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위에도 분양 아파트 계약률 100%를 기록했으며, 두 달 연속 경매 주거시설 낙찰률 100%를 달성할 정도로 호황을 보이고 있다.
반면, 지난 3년간 아파트값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던 대구는 매수자가 실종됐다. 주택 매매거래도 급감하고 있으며, 가격도 하락전환하는 등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다.
2월 1주 대구의 매수우위지수는 11.1로 바닥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4월 111.8까지 찍었던 지수는 이후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2월 1주 89.4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계절적 영향만은 아니다.
실제 매수세 실종에 올들어 대구 아파트값은 0.2% 하락했다. 대구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경북(-0.2%)과 함께한 하락이다. 2013~2015년 3년 간 33.0%나 급등한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매매가격 하락은 주택거래 감소를 동반했다. 지난 1월 대구에서는 총 2035건의 주택 매매거래가 신고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242건보다 52.0% 감소했다. 전국에서 가장 큰 감소율이다.
분양시장도 급격히 식고 있다. 지난 4분기 대구 아파트 초기계약률은 92.8%로 내려앉았다. 전분기 대구의 초기계약률은 100.0%였다. 12월 말 기준 대구 미분양 증가율은 2001.8%로 전국 최고다. 11월 114가구에 불과했던 미분양은 2396가구로 급증했다.
지난해 1월 82.8%에 달했던 주거시설 46.2%로 떨어졌다. 52건이었던 경매물건 중 24건만이 낙찰됐다. 지난해 1월 7.4명이었던 5.3명으로 줄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대구의 상승세는 과거 공급감소 누적에 따른 것으로 호황기 공급이 증가하며 가격 조정에 들어간 반면 제주는 최근 유입인구와 중국 투자가 늘고 제2공항 등 연이은 개발호재가 나오며 호황을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열기가 식지 않고 있는 제주 서귀포시 중문동 전경. 제주 중개업자 체감 매수지수는 116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사진/한승수 기자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