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채널 17개 난립…"통합 필요"

대기업 5개사, TV홈쇼핑·T커머스 10개 채널 보유

입력 : 2016-02-22 오전 6:00:00
T커머스 전문업체들이 4월 재승인을 앞두고 TV홈쇼핑과 T커머스를 모두 보유한 대기업을 압박하고 나섰다. TV홈쇼핑과 T커머스의 판매상품의 차별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기업 TV홈쇼핑 5개사가 T커머스까지 모두 10개의 쇼핑채널을 보유하는 등 쇼핑채널만 17개에 달해 정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 이면에는 TV홈쇼핑사가 보유한 2개 채널 중 하나라도 포기하게 만들어 '앞자리' 채널 번호를 차지해 매출을 올리겠다는 복안도 숨어있다. 하지만 2개 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들은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정상적인 허가를 받은 만큼 양보하지 않겠다는 반응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TV홈쇼핑 7개사 중 T커머스 채널을 동시에 보유한 사업자는 GS홈쇼핑(028150), CJ오쇼핑(035760), 현대홈쇼핑(057050), 롯데홈쇼핑, NS홈쇼핑 등 5곳이다. T커머스 채널만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KTH(036030), 아이디지털홈쇼핑, SK브로드밴드, 신세계쇼핑, 미디어윌 등 5곳이다.
 
업계에 따르면 T커머스 전문업체들이 TV홈쇼핑 사업자들에게 T커머스 전용 채널과의 통합을 주장하는 여론 형성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각의 이해관계에 따라 홈쇼핑 사업자들의 실적에도 연결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기에 이 같은 과정들은 각종 학회나 협회 등을 통한 대리전의 성격을 띄며 '총성없는 전쟁'을 치르기 시작했다.
 
채널통합을 요구하는 진영은 TV홈쇼핑 사업자들이 실질적인 T커머스 투자보다는 TV채널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일부 TV홈쇼핑 사업자들이 T커머스 전용채널만 열어놓고 재방송 위주로 편성해 채널 명목만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최재섭 남서울대학교 교수는 "재승인을 앞두고 갑자기 T커머스 투자를 늘린 TV홈쇼핑 사업자들에게 정말 T커머스 사업을 지속하려는 의도인지 아니면 확보해둔 채널을 놓치지 않으려는 '록킹(Locking)'의 목적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TV홈쇼핑과 T커머스 채널구조를 지금처럼 유지하는 수준이라면 이번 재승인을 통해 조정하는 편이 사회적으로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성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홈쇼핑과 T커머스 채널을 합쳐 주로 재방송 편성이 높은 야간 시간대에 T커머스 방송을 송출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TV홈쇼핑 사업자들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TV홈쇼핑과 비홈쇼핑 사업자간의 편가르기식 주장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TV홈쇼핑사 관계자는 "정부로부터 승인받은 T커머스 사업권인데다 관련 투자도 점차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TV홈쇼핑과 겸영한다는 이유로 채널 통합을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사업 모델을 검토해 고객입장에서 보다 객관적으로 고려할 문제를 각 사업자간 이해관계에 얽혀 주장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반박했다.
 
오는 4월 T커머스 미래창조과학부의 사업권 재승인을 앞두고 업계의 이해관계가 얽힌 신경전이 오가고 있다. T커머스와 관련한 각종 학회나 세미나도 잇따라 열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18일 한국언론학회 주최로 열린 학술세미나의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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