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수협법통과, 위기에 처한 우리 어업인 살리는 길입니다"

이원태 수협은행장
"새로운 100년 내다보는 수협은행의 중장기 기틀 될 것"

입력 : 2016-02-24 오전 8:00:00
◇이원태 수협은행장
 
이달 중순, 이원태 수협은행장이 해양수산부 기자실을 방문했다. 수협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 필요성에 대한 설명을 하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4년만에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실적은 그의 가장 큰 자랑거지만 그는 초점은 온통 수협법 통과에 맞춰져 있다.
 
이 은행장은 "법 개정이 완료되면 보다 안정적인 자산성장을 통해 투입된 공적자금을 조속히 상환할 수 있다"며 "중장기적 고금리 부채성 자본 의존도를 낮춰 대고객 신뢰도를 제고할 수 있다"며 수협법 통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그의 표정에서는 비장함이 엿보이기도 했다. 그동안 법안 통과를 위해 전 직원들과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 표정에서 읽을 수 있었다.
 
그는 "법 통과로 인한 수익성 개선은 결국 어촌경제와 수산업 활성화에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실적 목표 초과 달성 원동력은.
 
지난해 말 결산 결과 7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연초에 설정한 목표치인 770억원을 초과 달성했다. 이는 전년의 612억원과 비교해 약 27%, 168억원 증가한 것으로, 당기순이익 목표를 달성한 것은 4년만이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은행의 순이자마진율이 크게 떨어지는 어려운 금융환경이었지만 소매여신 위주의 건전여신 증대와 수수료 수입 등의 비이자이익 증가, 그리고 자산건전성 지속 강화를 통한 대손충당금 신규 전입비용 감소 등으로 당기순이익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특히, 취임 이후부터 선제적인 리스크관리 강화를 위해 여신정책실을 신설해 ‘사업’과 ‘정책’ 업무를 분리하는 한편, 개인 여·수신 등 소매금융 위주의 전략을 꾸준히 추진함으로써 고객기반을 확고히 해온 것을 목표달성의 주된 요인으로 보고 있다.
 
올해 목표 실적은.
 
2016년에는 당기순이익 860억원, 총자산 27조원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올해에도 여신포트폴리오 다변화, 소매 중심의 예수금 조달구조 개선 및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에 대응한 스마트금융 역량 강화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해양수산금융과 기반고객 저변의 지속 확대 등에도 힘쓸 예정이다.
 
수협법 통과에 역량 집중하는 이유는.
 
수협법이란 어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특별법으로 수협은행의 설립 근거법이다.
 
이번 수협법 개정은 수협의 사업구조개편을 위해 추진되고 있다. 사업구조개편의 핵심은 수협은행을 자회사로 분리·신설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경제사업은 유통·판매·수출 중심 조직으로 재편하는 것이다.
 
시중은행은 지난 2013년 12월부터 국제자본규제인 바젤Ⅲ를 도입했지만, 협동조합은행인 수협은 자본구조의 특수성으로 인해 준비기간을 감안해 2016년 11월말까지 3년간 유예를 받았다.
 
이에 따라 바젤Ⅲ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재 중앙회에 있는 수협은행을 자회사로 분리해야만 한다. 이를 통해서 수협은행은 중앙회로부터 자본 확충이 가능하고 수익성이 강화될 뿐만 아니라 어업인 지원기능도 한층 강화될 것이다.
 
수협은행 분리와 병행해 경제사업은 수산물 유통·판매·수출 등 협동조합 본연의 역할을 강화함으로써 세계 각국과의 FTA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우리 어업인에 대한 지원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협법 통과를 위한 계획은.
 
수협법 개정안이 국회로 이송된 지난해 9월 이후 해수부와 함께 사업구조 개편의 필요성을 국회 측에 지속적으로 설명해 왔다.
 
구체적으로는 지난해 11월 전국 92개 일선 수협 조합장들이 수협법 개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호소문을 여야대표와 국회 농해수위 위원 등에게 전달한 바 있고, 올해에는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가 중심이 되어 수협 구조개편을 위한 수협법 개정안 조속처리 촉구 서명운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
 
수협법, 국회 문턱 넘지 못할 경우 파장은.
 
수협은 지난해 사업구조 개편에 필요한 정부예산 반영과 세법 개정, 예보와의 공적자금 상환을 위한 합의서 약정체결 등 수협법 외 사업구조 개편에 필요한 제반여건을 모두 완료했다.
 
만일, 수협법 개정안이 정치 현안에 따른 여·야간 이견으로 19대 국회에서 미처리 되면 자동 폐기돼 정부예산 등 관련 업무를 원점부터 다시 추진해야 한다. 이는 수협 뿐 아니라 정부 관련부처 실무진에게도 큰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사업구조 개편이 지연될수록 바젤Ⅲ 도입을 통해 수협은행의 수익성과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공적자금을 안정적으로 상환하고 어업인 지원을 위한 협동조합은행 본연의 역할을 확대하는 시기도 그만큼 늦어지게 된다.
 
따라서 19대 국회에서 수협법 개정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며,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협조 부탁드린다.
 
그동안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은.
 
취임 이후 지난 2013년 7월 향후 5년간의 발전방향을 담은 중기 비전 ‘더 나은 미래를 함께 하는 해양수산 대표은행’을 수립·선포했다.
 
비전 달성을 위한 로드맵은 총 3단계로 구성되었으며, 최종단계는 2016년~2017년 ‘은행평균 이상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장기적인 계획 아래 지속적으로 건전자산 중심의 성장을 추진해왔으며, 지난해 수익성, 성장성, 건전성의 주요 경영지표 모두에서 고르게 성장하며 시중은행 수준의 생산성을 갖추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고객기반 확대를 통한 조달비용 감축과 우량 중소기업 지원을 통한 동반성장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는 그간의 성과와 노력을 바탕으로 사업구조 개편을 마무리하고, 중장기 미래전략을 수립해 새로운 100년을 내다보는 수협은행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또한, 비용절감과 생산성 증대를 통해 우량 중견은행으로 발돋움하고, 제2의 창업정신으로 새로운 조직문화를 구축해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루는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드는 것에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변화를 기회로, 도전하는 수협은행’ 슬로건 의미는.
 
올해는 불투명한 경제 전망 속에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및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계좌이동제 본격시행 등으로 은행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며, 특히 수협은행은 독립법인 출범까지 앞두고 있어 그 어느 해보다도 변화가 많은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를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이고, 독립법인 출범을 통해 100년 앞을 내다보는 중견 우량은행으로 발돋움하자는 의미에서 ‘변화를 기회로, 도전하는 수협은행’을 올해 슬로건으로 정했다.
 
앞으로 수협을 이끌 방향은.
 
수협은행을 어민과 수산정책자금을 지원하는 특수은행이라고만 알고 있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이번 사업구조개편을 계기로 수협은행은 이러한 특수한 역할을 수행할 뿐 아니라 시중은행과 똑같이 모든 국민이 전국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한 은행임을 보다 많은 분들께 알리고 싶다.
 
아울러, 중견은행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 인프라를 강화하고 추진 중인 ‘행복한 일터 만들기’를 통해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직장, 누구나 입행하고 싶어 하는 은행을 만들어 나가겠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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