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궈홍 주한 중국대사가 23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게 “중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배치에 강력한 반대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우리 정부가) 사드 배치를 통한 실익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판단하고 논의해야 한다"고 답했다.

 

추 대사는 이날 국회에서 김 대표를 면담하고 “사드 배치는 중국의 안보이익에 큰 영향을 미치며 이를 훼손한다면 양국관계는 어쩔 수 없이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레이더 탐지거리를 좁히고 사드 성능을 낮추는 조치를 취한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마음 놓고 믿을 수 없다”고 부연했다. 추 대사는 “기술적으로 탐지 거리를 조정하고 업그레이드 하는 일은 쉬운 일”이라며 “중국은 좋은 친구로 한국의 약속을 믿을 수 있지만 문제는 미국이 사드를 배치하고 업그레이드 하는 조정 권한을 다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추 대사는 사드 배치가 동북아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깨뜨리고 냉전식 대결과 군비경쟁을 초래해 긴장과 불안을 고조시키는 악순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런 국면이 닥치더라도 한국의 안전이 보장되는지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 대사는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이른바 위성발사를 한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 한 것으로 이 지역 긴장을 고조하는 것을 중국은 단호히 반대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제재가 시급한데, 사드 배치협상을 가동하는 것은 국제사회 일치된 대응을 분산시키는 셈”이라며 “과연 사드만이 최상의 방법인지 한국 안전 지킬 수 있는 방법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종인 대표는 신중한 반응을 나타냈다. 김 대표는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문제에 대해 그동안 유보적 입장이었지만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고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정부도 우리 국민도 북한의 유협을 심각 느기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제했다.

 

그는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안보를 담당하는 책임자들이 이런 상태를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드배치가 협의되고 있다”며 “양국(한국과 중국) 정부 간에 입장 차이가 있는데, 중국 정부도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임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중국이 유엔의 제재결의에 적극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북한이 더 이상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실험을 하지 않도록 6자회담에 복귀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추 대사는 “김 대표가 ‘중국이 노력해 달라’는 점을 강조했는데 중국도 그런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