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이 24일 테러방지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반대하는 내용의 역대 최장시간(10시간 18분)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실시했다.
은 의원은 이날 새벽 2시 30분 시작한 필리버스터를 낮 12시 48분에 종료했다. 은 의원의 발언 시간은 같은 당 김광진 의원이 기록한 종전 최장기록 5시간 32분을 반나절 만에 갱신한 것으로 김 의원 발언 시간의 두 배에 육박한다. 이전 기록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1964년 4월 기록했던 5시간 19분이었다.
은 의원은 토론을 시작한지 7시간 여 지난 오전 9시 25분 “아직 준비한 60% 정도 밖에 발언을 못했으니 이야기를 더 해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설 후반부 프란치스코 교황의 강론을 인용하기도 한 그는 “용서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것은 싸우는 것보다 더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왜 격렬한 단어를 사용하며 국회를 재촉하는지 모르겠다. 좋은 말을 했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은 의원이 “국회 앞에서 테러방지법 처리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하던 젊은 활동가들이 경찰서에 연행됐다”고 말하자 사회를 보던 이석현 국회 부의장은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에게 경위 파악을 요구하기도 했다.
은 의원은 “(정부와 여당이)어떻게 하면 ‘같이 살까’하는 생각을 좀 하자”면서 박 대통령을 향해 “‘피를 토하거나’와 같은 날선 표현 말고, 어떻게 하면 화해하고 사랑하고 함께 할 수 있는지, 격려하고 힘 내게 할 수 있는지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발언을 마쳤다.
한편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이 은 의원의 발언 내용이 의제에 맞지 않다고 항의하는 과정에서 “그런다고 공천 못 받아요”라고 외치자 은 의원이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이 2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의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한 무제한토론 중 독일 나치 전범의 사례를 들며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