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제 뇌관'인 가계부채가 급증세를 이어가면서 1년 새 122조원 가량 늘어나 사상 처음으로 1200조원을 넘어섰다. 저금리와 부동산 규제 완화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15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207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가계신용이 12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가계신용 통계는 가계부채 수준을 보여주는 국내 대표적인 통계로, 금융사의 가계 대출은 물론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포괄한다.
지난해 가계부채는 1년 사이 121조7000억원 증가해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가계신용 추이를 보면, 전년대비 증가액은 1분기(75조9000억원)부터 점차 증가해 3분기(109조5000억원)에는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가계빚이 급증한 것은 주택담보대출 증가 영향이 컸다.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총 73조6000억원인 가운데,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36조1000억원,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4조50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여기에 지난해 1조8000억원였던 주택금융공사 등의 주택담보대출도 33조원으로 대폭 증가하면서 가계빚 급증에 영향을 미쳤다.
제2금융권 대출이 증가한 점도 가계빚을 늘렸다. 지난해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4분기에 9조6000억원 늘었다. 이는 3분기 증가폭(6조3000억원)보다 3조원 이상 증가한 규모다.
이에 따라 예금은행,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기타금융기관의 대출을 포괄한 지난해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141조8337억원으로 2014년(1025조762억원)보다 늘었다.
카드빚도 늘었다. 지나해 판매신용은 전년에 비해 5조원 늘어난 65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증가폭인 1조7000억원에 비하면 약 3배에 달하는 증가폭이다.
이상용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가계대출은 아파트 분양 호조에 따른 집단대출 수요가 증가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늘어났고, 판매신용의 경우 개별소비세 인하 등으로 전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15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207조원으로 집계됐다./사진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