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상반기 안으로 정책 금융기관, 민간은행, 국내기관 투자자 등이 참여하는 해외 인프라 사업 공동투자 협의체를 구축할 계획이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가 출범함에 따라 협의체를 통해 아시아 인프라 투자를 더욱 활성화 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AIIB 출범 계기 아시아 인프라시장 진출 활성화 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먼저 각 기관에 흩어져 있는 해외 인프라 투자를 수출입은행, KDB산업은행, 무역보험공사, 한국투자공사, 글로벌 투자은행(IB), 자산운용사 등이 참여하는 해외 인프라 사업 투자 상설 협의체인 '해외 인프라 공동 투·융자 프레임워크'로 일원화 시킨다.
국내 인프라 사업의 경우 여러 관계 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투자 협의체가 있었지만 해외 인프라 사업에 이 제도가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원 대상 사업이 발굴되면 협의체에 참여하는 기관들은 초기 사업정보 등을 서로 교환하고 각 기관의 판단에 따라 투자 참여 여부와 참여 방식 등을 결정하게 된다. 투자 실행 기관들은 사업에 대한 공동 실사 등 해외 인프라의 사업성 검사부터 실제 투자까지 공동으로 진행한다.
지금까지는 해외 인프라 사업 투자 기구가 흩어져 있어 대형 프로젝트를 하는 기업들의 금융 조달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정부는 해외 인프라 공동 투·융자 프레임워크가 구축되면 각 기관이 공동으로 투자 협의를 진행하고 정보교류도 활성화 돼 중복 과잉 투자를 예방하고 사업성 중심의 투자 시스템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계획에는 아시아 주요 협력국이나 국내 기업 간 파트너십 구축 강화 내용도 담겼다.
정부는 유라시아 대륙 간 경제협력을 표방하는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육·해상 실크로드를 목표로 하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도 공동협력키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 상반기 내로 한·중 관련기관 정기 회의를 구성하고 연계 사업을 발굴을 지원하기로 했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 유라시아 지역의 주요국과 AIIB 내 다자 신탁기금을 조성해 유라시아 지역의 사업을 발굴하고, 현재 운영 중인 중앙아시아·동남아시아 재무부와 중앙은행 공무원의 연수 프로그램을 확대해 유라시아 지역 주요국과의 네트워크도 강화할 방침이다.
또 국내 공기업과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하는 에너지 분야 사업별 전담팀을 꾸려 공기업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시장 개척단도 올해 상반기에 파견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 해외 진출할 경우 수출입은행은 우대금리를 지원하기로 했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 사업 수주 지원을 위해 통합 지원시스템 '해외인프라 수주·투자 지원센터'도 만들어진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정책금융기관, 국토교통부 등으로 흩어진 정보 창구를 하나로 통합해 입찰 관련 정책, 수주 가이드라인 등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국제금융기구 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정기적인 설명회도 개최한다.
국내기업들에게 알맞는 투자개발형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국제금융기구 사업의 예비 타당성 조사기간을 단축하는 방안도 올해 상반기 안으로 마련된다.
한국-AIIB 간 협력도 강화한다. 정부는 올해 AIIB 신탁기금으로 10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지만 신탁기금을 더욱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해 AIIB와 공동 사업을 발굴하고 올해 3월 마련하는 공적개발원조(ODA) 시행 계획에 이를 반영하기로 했다.
AIIB의 지역 사무소나 연구소의 한국 유치를 추진하고 기재부 주도로 한국 기업 ·기관들이 AIIB와 정기적으로 협의하는 채널도 신설한다.
정부는 아시아 인프라시장 진출을 활성화해 아시아 해외 건설시장 수주규모를 2014년 159억 달러에서 2020년 350억 달러, 시장 점유율을 11.8%에서 2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해외 인프라 공동 투ㆍ융자 프레임워크 구조도. 자료/기획재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