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으로 위장해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 시장에 참여해온 중견·대기업 22곳이 당국에 적발됐다. 지난해(26개)보다 적발 대상이 소폭 줄었지만, 당국의 제재에도 여전히 중견·대기업들이 공공 조달시장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중소기업확인서를 발급받은 6만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이중 22개 기업이 ‘위장 중소기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22개 기업은 중소기업자 간 경쟁입찰에 참여자격이 없음에도 조달시장에 참가하기 위해 중소기업확인서를 부정 발급받았으며, 12개사는 직접생산확인서도 발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자 간 경쟁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확인서와 직접생산확인서가 필요하다.
적발된 기업 가운데 실제 납품까지 이뤄진 업체는 5개사로 파악됐으며, 이들이 지난 2년간 공공 입찰을 통해 따낸 금액은 188억원에 달한다. 아주산업은 위장 중소기업 아주아스콘을 통해 입찰에 참여, 지난 2년간 131억6000만원의 사업을 따냈다. 이외에 디아이(19억6900만원), 파리크라상(18억6600만원), 삼구아이앤씨(10억8000만원) 등이 중소기업자 간 경쟁입찰에 부정적으로 참여해 납품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청은 이들을 공공 조달시장에서 즉각 퇴출하고, 향후 1년간 참여를 제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납품업체 5개사를 포함한 직접생산확인서를 발급받은 12개사는 검찰에 고발 조치할 예정이다.
중소기업계는 약한 처벌 수위 때문에 위장 중소기업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은 부당이득에 비하면 수위가 약하다"며 보다 강도 높은 대책을 요구했다. 주영섭 중기청장은 “법위반 기업에 대한 형벌적 제재 뿐 아니라 경제적 부담도 함께 부과하기 위해 판로지원법에 따른 과징금 부과(관련매출액의 최대 30%) 제도를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