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LG화학이 새로운 미래 사업으로 물과 식량을 지목했다. 기존에 주력해 온 전기차 배터리 사업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에너지 사업이 세계 정상 수준의 궤도에 진입한 만큼 그린바이오와 수처리RO필터 사업으로 신성장 동력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박진수
LG화학(051910) 부회장은 4일 충북 청주시 오창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에너지, 물, 바이오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반드시 필요한 분야"라며 "올해 물 분야에서 수처리RO필터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며, 바이오 부문에서는 농수사업 분야인 그린바이오를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 '글로벌 트렌드 2030'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73억명 수준인 전세계 인구는 2030년까지 83억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에너지 50%, 물 40%, 식량 35% 등 수요 또한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LG화학은 이르면 오는 2018년 물 분야에서 수처리 필터 사업을 글로벌 톱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14년 4월 미국 수처리업체인 나노H2O를 인수했으며, 지난해 9월 400억원을 투자해 충북 청주에 수처리 역삼투압 필터 전용공장을 완공했다. 올해도 400억원을 투입해 2호 라인을 증설, 연말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수처리 필터는 가정용, 산업용수용, 해수담수화용 등으로 구분되며, LG화학은 그중 가장 큰 기술을 요하는 해수담수화용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현재 다우, 니토덴코, 도레이 등 3사가 전세계 수처리 필터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LG화학은 2018년이나 2019년쯤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올해 동부팜한농 인수를 최종 마무리 짓고 그린바이오 분야 육성에 본격 나선다. 박 부회장은 "현재 동부판한농 실사가 진행 중이며 향후 계획 등은 인수가 마무리된 후 밝힐 것"이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장기적 가능성이 있는 그린바이오 분야에 주목하고 있으며 기술개발과 인수합병(M&A) 등 모든 가능성을 열고 상당한 규모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앞으로의 행보를 예고했다.
이날 박 부회장은 기존 주력 미래사업으로 제시했던 전기차 배터리와 ESS 사업에 대한 강화 계획도 함께 내놨다.
박 부회장은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탄소 배출 및 연비 규제에 맞춰 전기차 보급을 늘리고 있다"며 "생각보다 조금 더 빨리 시장이 열릴 전망으로, 이에 대비해 생산능력을 포함해 여러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리튬이온전지 이외에 리튬공기, 리튬황 등 다양한 전지를 연구 중이며, 한번 충전에 500~6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는 혁신전지를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ESS와 관련 "시장조사업체들에 따르면 ESS 시장은 현재 1조9000억원 수준에서 2020년 8배가량 성장한 16조원에 이를 전망으로, 이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과 맞먹는다"며 "LG화학은 이미 ESS 분야에서 전세계 1등으로 불리고 있으며, 향후 전기차 배터리와 똑같은 비중으로 사업을 추진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사진/LG화학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