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한·일 태양광 시장이 각 국의 정책 수정으로 일대 변화를 앞두게 됐다. 일본은 태양광에 대한 정부 지원이 줄면서 상업용 대신 '가정용' 시장이 주목받고 있고, 올해 처음으로 다른 신재생 에너지와 통합된 한국의 태양광 산업도 기대와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발전차액지원제도'(FIT)에서 발전용 보조금을 올해 4월부터 kW당 24엔으로 삭감한다. 2011년 40엔이었던 보조금을 순차적으로 줄여왔다. 내년부터는 '입찰제' 시행이 예상되면서 태양광 성장세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수출입은행은 일본 태양광 시장이 올해 약 10% 증가한 14.2GW로 정점을 찍은 뒤 내년에는 11.4GW로 급감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가정용에너지관리시스템(HEMS)'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가정용 FIT는 올해 kWh당 31~33엔으로 발전용에 비해 높아 수익성도 담보된다. 김종서 한화큐셀재팬 법인장은 "경쟁이 한층 심해졌다"며 "효율 19.5%로 실질적 경쟁력이 있는 다결정 태양광 셀에 집중하는 한편 일본 주택시장에서 수요가 있는 고효율 고가격의 단결정 셀도 꾸준히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4월 개방되는 일본 전력시장 공략에 한창인 LS산전의 신동진 상무는 "올해 FIT 가격이 떨어지면서 부담이 커졌지만, REC(공급인증서)와 SMP(전력거래가격)를 합쳐 200원대 초반인 한국보다는 괜찮다"며 "일본은 인건비와 시공비가 비싸지만 높은 전기요금으로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큰 점 등 여전히 매력이 많다"고 말했다.
김근하 신성솔라에너지 일본지사장도 "영업의 성과가 나타나면서 올해는 평균보다 더 성장하겠지만 내년부터 어려워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가정용 위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내보다 12~13배 이상 큰 일본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태양광 시장도 변화가 시작됐다. 한국은 일본의 FIT와 달리 발전사업자에게 총 발전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하는 'RPS(공급의무화) 제도'를 시행 중인데, 올해는 태양광과 비태양광 시장을 통합하는 첫 해다.
지난 4년간은 발전 단가가 높은 태양광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태양광과 비태양광의 구매 비율이 나눠져 있었으나, 이후 태양광 시장은 공급이 많아 물량이 적체되고 비태양광은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폭등하는 등 양극화가 진행됐다. 그러나 아직 가격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태양광이 비태양광과 통합되면 태양광 시장이 축소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한영배 에너지관리공단 RPS실장은 "RPS 제도로 국민 부담을 증가시키지 않고, 신재생 투자가 위축·퇴색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두 가지 부담을 안고 있다"며 "RPS로 국내 태양광 시장은 흥행에 성공했지만 풍력과 보조도 맞춰가야 하고, 지나치게 속도를 추구하면 우드펠릿 혼소만 늘리는 정책목표와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건식 정부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태양광 별도 의무량이 폐지되면 태양광 시장의 확대가 예상되고, 비태양광과의 공정한 경쟁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원간 균형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이바라키현 메가솔라파크에 설치된 LS산전의 태양광 패널. 사진/조승희기자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