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후쿠시마 원전사고 5년…수면 위에 뜬 '햇빛 양식장'

땅·지붕 이어 '물' 위도 태양광…"땅보다 효율 높아"

입력 : 2016-03-06 오후 12:00:00
[사이타마현(일본)=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지난 3일 도쿄 도심을 벗어나 북쪽으로 1시간30분가량 달려 도착한 사이타마(埼玉)현의 와나누마 저수지. 호젓하게 펼쳐진 수면 위에 놓인 검은 시설물은 '수상(水上)' 태양광 발전소였다. 전체 7만 제곱미터인 저수지 면적의 30%가량을 덮은 태양광 모듈은 얼핏 보기에 가두리 양식장을 연상케 했다. 그 위에서는 인부들의 막바지 배선 작업이 한창이었다.
 
사이타마(埼玉)현 와나누마 저수지에 설치된 400KW급 수상 태양광 발전소 전경. 사진/조승희기자
 
이달 말 상업 가동을 앞두고 있는 이 소규모 태양광 발전소에 설치된 수상 전용 모듈은 총 1300여장, 최대 발전용량은 400KW(킬로와트)다. 호수와 늪 지대가 일본 전역에서 손꼽힐 정도로 많다는 이 지역에서도 와나누마 저수지는 수배전반 공사를 원활히 할 수 있는 근처 부지까지 갖추고 있어 도와아크스사(社)의 수상 태양광 발전소 부지로 낙점됐다. 공사비용은 총 1억4000만엔, 주변에는 비슷한 규모의 수상 태양광 발전소가 4~5개 더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전기는 전량 일본 전력회사에 판매된다. 오는 11일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5주년을 맞는 일본은 사고 이후 태양광 등 '안전한 에너지'로 시선을 돌렸다. 특히 정부가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전력회사가 사들이는 고정가격매입제(FIT)를 시행하면서 태양광 발전소가 급증했다. 이바라키현의 '메가 솔라파크' 같은 대규모 태양광 단지나 건물 지붕마다 패널을 올리는 것도 모자라 물 위까지 태양광 발전소 짓기에 나선 이유다.
 
사이타마(埼玉)현 와나누마 저수지의 수상 태양광 발전소는 총 1300여장의 모듈로 최대 400KW(킬로와트)의 전기를 생산한다. 사진/조승희기자
 
특히 수상 태양광은 수면에 의한 '냉각효과'로 모듈의 온도를 효율이 가장 높은 25℃로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또 수면에서 반사된 태양광이 다시 발전기로 모이면서 효율이 좋아지고, 토목공사 비용도 줄일 수 있어 경제적이다. 와나누마 저수지의 발전소에는 샤프, 교세라 등 현지 대기업을 제치고 국내 기업인 LS산전의 모듈, 구조물 등 태양광 토탈 솔루션이 설치돼 눈길을 끌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아쯔시 마쯔우라 도와아크스 부장은 "LS산전의 수상용 태양광 장비는 부력체와 모듈이 분리된 형태지만 수상에서도 일체형처럼 견고해서 선택하게 됐다"며 "나대지에 설치된 같은 규모의 태양광 발전보다 8% 높은 약 1600만엔의 매전(買電)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환경오염 문제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는 "건설 전에 검토한 환경평가 연구결과를 보면 단점보다는 적조를 막거나 태양광 시설물 밑에 물고기들이 산란할 환경을 조성해 주는 등 장점이 더 많다"고 강조했다.
 
아쯔시 마쯔우라 도와아크스 사(社) 부장이 와나누마 저수지의 태양광 발전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승희기자
  
사이타마현(일본)=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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