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엔터테인먼트(181710)가 게임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정보기술(IT)·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하면서 간편결제서비스 '페이코(PAYCO)' 등 비게임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 초기 단계라 단기성과를 기대하기 힘들고 마케팅비용만 쏟아 붙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도 2039억원 규모의 '웹젠' 지분을 모두 전량 처분하면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9일 NHN엔터에 따르면 보유 중인 웹젠의 지분 679만5143주 전량(19.24%)을 중국 ‘펀게임’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주식 처분의 이유는 재무구조 개선과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한 결정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양도금액은 주당 3만원으로 2039억원 규모다. 양도 예정일은 오는 7월 7일이다.
펀게임은 중국 게임사 아워팜이 홍콩에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다. 아워팜은 이번 지분 양도 절차를 마무리하면 NHN엔터의 웹젠 2대주주 자리를 넘겨받게 된다.
지분 처분의 주요 배경은 IT·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하면서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페이코 등 신사업에 들어가는 투자 비용을 충당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때 게임업계 빅3로 불리던 NHN엔터는 2014년 2월 정부가 시행한 웹보드 규제안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한국 게임산업은 넥슨,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 등 빅3가 각 게임 장르를 분할, 경쟁하는 구도를 지난 2014년까지 15년간 유지해왔다. 규제안 시행 이후 NHN엔터가 운영하는 게임포털 '한게임'의 매출이 60% 이상 곤두박칠치며 업계 빅3 시대를 마감했다. 최근들어서는 넥슨과 엔씨소프트 '2강' 구도에서 넷마블에게 2위를 내주며 2강 구도마저도 일단락됐다.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이 대세로 등극하면서 빛을 본 넷마블게임즈는 물론 네시삼십삼분 등이 모바일 게임을 공격적으로 출시하면서 빅3의 기록은 추억속으로 멀어져가고 있다.
정우진 NHN엔터 대표는 "웹보드 규제안 시행으로 고포류 이용자 및 과금 이용자가 기존대비 40~50% 줄어들었고 매출 감소폭은 60%를 넘었다"고 밝혔다.
이후 게임 실적 부진이 이어져 오다, 지난해에는 프렌즈팝 등 모바일 게임의 선전으로 수익성이 조금씩 회복됐다. 그러나 NHN엔터는 지난해 신사업 확장을 위한 마케팅 비용 등 막대한 투자 비용만 늘어나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었다.
이로 인해 NHN엔터의 지난해 실적은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4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지며 업계에서는 종합 IT 기업으로의 변모를 선언한 이준호 의장의 경영 실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NHN엔터는 지난해 영업손실 54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무려 65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부터 131억1000만원, 82억2000만원, 226억1200만원, 97억원 등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원인은 수익성 악화다. NHN엔터는 지난해, 전년 대비 28.2% 늘어난 6989억원의 영업비용을 쏟아 부었지만 오히려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광고선전비(마케팅비)를 70.9% 늘어난 945억원을 투입했음에도 54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차세대 먹거리 사업인 페이코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NHN엔터는 올해 페이코 마케팅을 위해 12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안현식 CFO는 지난 2월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올해는 모바일게임에서 지속적인 수익을 확보하면서 페이코 등 이커머스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NHN엔터테인먼트 사옥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