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환헷지 '딜레마'

"달러약세 시 환헷지 상품 가입이 유리"

입력 : 2009-09-17 오전 8:05:55
[뉴스토마토 권재혁기자] 달러 약세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면서 원자재펀드와 이머징마켓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해외펀드의 경우 환헷지 여부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큰 만큼 투자시 주의가 필요하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한주간 국내주식형 펀드(ETF제외)에서 4323억원이 빠져나간 반면, 기초소재섹터펀드와 러시아 펀드로는 각각 115억원, 248억원이 유입됐다. 
 
최근 금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관련 펀드의 수익률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선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달러약세 상황에서는 원자재와 이머징마켓시장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각되지만 달러약세가 펀드 환매시까지 지속된다면 오히려 손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경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장에 산 해외펀드는 달러가 더 떨어질 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고, 환차익을 노리고 자금이 집중되면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달러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인다면 처음 펀드를 살 때 보다 원ㆍ달러 환율이 낮아져 환매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원ㆍ달러 환율이 1000원일 때 1000원을 투자한 해외펀드가 10%의 수익이 난다 해도, 원ㆍ달러 환율이 900원으로 떨어진 시점에 환매한다면 환차손으로 인해 되레 10원 손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양날의 검인 환율하락으로 인한 손익을 제어하기 위해 환헷지를 포함한 상품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실제 같은 기초소재섹터펀드라도 환헷지 여부에 따라 수익률 편차는 크게 나타났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환헷지 상품인 '신한BNPP골드 1[주식](종류A)'의 경우 1개월 수익률이 14.04%를 기록했지만 환노출형인 'JP모건천연자원자원'펀드는 4.6%에 그쳤다. 두 상품간 수익률 격차가 10%에 달했다.
 
이병훈 대우증권 연구원은 "달러약세 상황에선 환헷지가 있는 상품이 높은 수익률을 보이는 게 당연하다" 며 "특히 환헷지 설정을 통해 운용에 집중할 수 있는 만큼 환헷지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 환헷지란? 일정환율로 화폐를 교환하기로 한 계약으로 원ㆍ달러 사이에 환헷지 계약을 체결했다면 달러가 급락하여 펀드 환매수익률을 상쇄할 수 있는 시점에도 기존 계약 환율로 원화와 달러를 교환할 수 있어 순익을 보전할 수 있다.
 
뉴스토마토 권재혁 기자 rilk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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