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건설업계의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틈새시장으로 지자체의 신축야구장 공사 발주를 노리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프로야구의 인기로 야구장 공사 규모가 커지고 구장 안팎에 다양한 첨단기술이 적용돼 시공액만 1000억원 수준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창원마산야구장(가칭·창원시 새 야구장) 조감도. 이미지/창원시
◇야구장, 실적 쌓기 어려운 비주거 건축 분야 대형관급공사
경남 창원시는 현재 마산종합운동장 터에 들어설 신축야구장(창원마산야구장·가칭)의 시공사를 가을 중에 선정할 예정이다. 현재 해안건축이 미국 파퓰러스(Populous)사와 함께 기본설계를 진행 중인 이 야구장은 연면적 5만1800㎡에 달하는 지하1층~지상4층 규모의 프로야구용 대형 구장이다.
총 공사비는 1240억원(국비 290억원, 도비 200억원, 시비 650억원, NC다이노스 부담 100억원)으로, 시공사의 시공매출은 1108억원이다.
현재 건설업계는 이 발주건에 대한 관심이 크다. 비주거용 건축 분야 관급공사로는 적지 않은 액수이기 때문이다. 군 단위에 자리잡은 소규모 종합운동장 공사와는 차원이 다르다.
또 이 공사를 따낼 경우 앞으로 나올 대도시 소재 초대형 야구장 입찰에 도움될 실적을 쌓을 수 있다. 야구장은 종합운동장과 구조부터 다른데다 시공 기회가 적기 때문에 더없는 경혐이 될 수 있다.
최근 3년 동안 국내에는 광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2014년 3월 개장), 수원 수원KT위즈파크(2015년 3월 개장), 서울 고척스카이돔(2015년 11월 개장), 대구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2016년 3월 개장) 등 새 야구장이 여럿 생겼다.
창원마산구장 외에도 야구장 공사 예정지가 더 있다. 서울과 대전, 부산에서 신축 야구장 사업이 추진될 전망이다. 모두 광역지자체 기존 야구장을 대체할 대형 신규 공사를 추진 중이다. 1개 야구장의 공사비는 최소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서울시는 잠실야구장을 대체할 야구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동남권국제교류복합지구와 연계개발될 예정인 이 사업에 대해 야구계는 돔야구장 혹은 좌석 3만석을 넘는 국내 최대규모의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사비만 1500억원 이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향후 5년 이내 프로야구 가능 야구장의 시공사 선정이 유력한 지자체는 경남 창원시와 서울시, 대전시, 부산시 등이 있다.
◇'시공 실적 있는' 현대·대우·현산·동부, 향후 입찰 소폭 우위
때문에 공사 경험이 있는 건설사들 사이에서 시장 점유를 위한 눈치전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건설된 다수의 야구장들은 규모가 크고, 다양한 첨단기술이 적용된다. 동시에 지자체와 야구단을 표현할 상징 공간으로서 기능성은 물론 심미성이 요구되기도 한다.
동부건설이 증축 리모델링의 형태로 시공해 지난 해 봄에 개장한 야구장 '수원케이티위즈파크'는 수원시 고유의 유적인 '화성'의 특성을 살리면서 차세대 근거리통신 기술인 비콘(Beacon)과 NFC(Near Field Communication), 야구장의 모든 사람이 접속해도 무리가 없을 수준의 와이파이(WiFi) 등이 구축돼 주목받았다.
21세기 들어 주간사 자격으로 야구장 시공 경험이 있는 건설사는 모두 4개사다. 명목상 증축 리모델링 형태이나 사실상 신축 야구장을 시공한
현대건설(000720)(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2014년 3월 개장), 암반지반 악조건을 이기고 국내 최초로 팔각형의 야구장을 건설한
대우건설(047040)(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2016년 3월 〃), 국내 최초 돔야구장을 지은
현대산업(012630)개발(고척스카이돔·2015년 11월 〃), 그리고
동부건설(005960)(2015년 3월 〃)이다.
이들 건설사들은 앞으로 진행될 야구장 입찰에서 각축전을 벌일 예정이다. 시공사 선정을 앞둔 창원시와 신축야구장 공사의 발주가 확실시 되는 서울시의 사업의 경우 이미 사전 정보파악이 치열하게 벌이지고 있다.
기술직 출신의 한 건설사 임원은 "1000~1500억원 규모면 대형 건설사가 참여해도 무리없을 만한 공사다. 최대 2000억원에 달할 잠실야구장 대체 야구장 입찰에는 경험이 있는 건설사들 대부분이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3년동안 새로 개장한 프로야구 가능 야구장은 전국에 4곳(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고척스카이돔, 수원KT위즈파크)이 있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