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현대차는 KAI 지분 487만3756주(5%)를 약 3421억원에 블록딜 처분했다고 밝혔다. 기존 KAI의 주요주주였던
한화테크윈(012450)(390만주·4%). DIP홀딩스(487만주·5%) 이은 3번째 블록딜이다. 이 때문에 7만1800원에 약세 출발한 KAI의 주가는 결국 전날보다 2600원(3.51%) 떨어진 7만14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현대차(14만6500원)의 주가는 변화가 없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분 매각이 KAI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했지만, 단기적인 투심 악화는 다스리지 못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KAI에게는 오히려 기존 주주 외 업체의 향후 지분인수 가능성이 확대됐다”며 이번 이벤트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지분 매각은 지난 한화테크윈 때와는 달리 오히려 시장 우려를 해소시키며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영수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현대차 그룹은 재무상태가 우량하고 적극적으로 KAI 지분 매각 의사를 밝힌 적은 없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예상 외의 오버행으로 본다”며 “단기적으로는 한화테크윈과 현대차의 추가 오버행 우려가 있어 주가반등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지윤
대신증권(003540) 연구원도 “상반기 동안은 테크윈과 현대차의 2차 매각 가능성으로 주가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단기 수급은 부정적이지만, KAI 자체의 펀더멘털은 견고하다는 평가도 있다. 한영수 연구원은 “이번 블록딜은 수급상의 이슈일 뿐 기존 이익전망을 변경할 사유는 아니다”며 “한국 항공기 산업에서의 독점적 지위, 장기 외형성장 등 장기적 관점에서는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했다. 이상우 연구원도 “이미 지난해 말 한국형차세대전투기사업(KF-X) 체결개발이 확정됐음에도 주가흐름은 한화테크윈 보유주식 매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기계섹터에서 환율민감도가 가장 큰 업체로서 원화약세 효과로 인한 실적증가 기대감이 크다”고 전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달
현대제철(004020) 지분 1492만주(11%) 중 575만주(4%)를 블록딜 매각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거래 수수료를 제외한 처분손실 1658억원이 발생했다. 당시 주당 매매가격은 5만400원으로 취득원가였던 7만9252원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008560) 연구원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앞선 현대제철 지분 매각에 따른 처분손실과 합산해 약 1000억원의 매도가능증권 처분이익이 1분기 영업 외 이익으로 반영될 전망”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지분 매각은 불필요한 지분을 정리해 주력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이번 지분 매각 후 KAI의 주요주주 지분율은 산업은행 27%, 한화테크윈 6%, 현대차 5%다.
사진/KAI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