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인터뷰)이광수 본부장 "FTSE 편입, 한국증시 재평가"

"FTSE 선진국지수 편입, 자본시장의 선진국 진입 의미"
"한국증시 200억달러 추가유입 기대"
"외국인 불편 없애 많은 투자자금 유인할 것"

입력 : 2009-09-18 오후 1:30:00
[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한국 증시의 FTSE 선진국지수 편입이 오는 21일로 다가왔다. 한국거래소는 FTSE 선진국지수 편입에 대해 "실물부문에 이어 자본시장도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것"이라고 의미 부여했다.
 
국내증시는 FTSE 선진국 지수 편입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추가적인 투자 자금 유입이 기대되고 있어 향후 주가 재평가 계기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올해 증시가 급반등한 것은 기업들의 실적호전 뿐 아니라 20조원이 넘는 외국인투자자금이 유입된 영향이다. 코스피지수가 1700선에 육박한 현 상황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계속되고 있다. 
 
FTSE 선진국지수 편입 이후 주식시장의 변화와 앞으로의 과제를 이광수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본부장에게 직접 들어봤다.
 
다음은 이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대담 = 서혜승 토마토TV 증권부 기자]
 
- FTSE 선진국지수 편입 눈앞으로 다가왔다. FTSE지수에 대해 소개해 달라.
 
▲ FTSE지수는 FTSE인터내셔널이 지난 1999년부터 발표하는 글로벌 지수를 의미한다. FTSE인터내셔널은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지와 런던증권거래소가 공동 설럽한 지수 전문회사다. 주로 유럽의 전문투자가들이 해외투자시 이 지수를 참고하고 있다. 자금규모는 3조 달러에 이른다고 FTSE측이 추정하고 있다.
 
지수구성은 전세계 69개 시장을 선진국시장과 준선진시장, 신흥시장, 프런티어시장 등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준선진시장에 편입돼 있다. 우리나라의 국가별 비중은 1.98%로 국내기업중 107개사가 준선진시장에 현재 포함돼 있다.
 
- FTSE 선진국지수에 편입되기까지의 과정은 어땠나.
 
▲ 2004년 2월 FTSE선진시장의 잠재적 재분류대상에 포함된 이후 한국거래소는 외국인 투자제도 선진화계획을 그해 8월 발표하고 모든 제도개선 사항을 추진해왔다. 2004년 9월 FTSE가 한국증시를 선진국 진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고, FTSE의 제도개선 요구사항을 2007년 하반기까지 개선해 그해 9월 FTSE 사장이 이같은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작년 9월 FTSE 지수전문위원회와 정책위원회에서 한국을 선진지수에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1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오늘 21일 정식으로 우리 시장이 선진지수에 편입하게 됐다.
 
- FTSE 선진지수 편입의 의미는.
 
▲ 한국이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면서 실물부문에서 선진국에 편입됐다고 한다면 FTSE의 선진지수편입은 자본시장부문에서도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당당히 올랐다는 의미다. 특히 지수전문가위원회와 정책위원회 구성원들이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다. 이들이 우리나라의 증권 제도와 운영, 유동성 면에서 선진국에 손색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의미 부여할 수 있다. 
 
- FTSE 선진지수 편입으로 인한 해외자금 유입 규모는.
 
▲ FTSE가 추정하는 글로벌 자금의 총 규모가 3조달러인데 선진시장에 투자하는 자금이 이중 90%다.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자금은 10%밖에 안된다. 한국이 선진시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이 약 2%이기 때문에 (선진국시장에 자금이 유입되는 것과 신흥시장에서 유출되는 것을) 차감하면 약 200억달러 내외의 자금이 추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 이같은 자금이 유입되면 국내증시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는가.
 
▲ 한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7.5배로 신흥시장(14배)보다는 높지만 선진시장 21.9배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다.  한국 증시의 선진지수 편입을 계기로 앞으로 주가 재평가가 있을 것으로 본다.
 
- 외국의 과거사례로 볼 때 선진국지수 편입 결정 이후 주가가 올랐지만, 실제 편입된 이후에는 주가가 하락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지.
 
▲ 국가마다 주가추이는 서로 다르다. IMF 이후 10년동안 선진국지수에 편입된 국가는 포르투갈, 그리스, 이스라엘 3개국이다. 포르투갈은 지수편입 이후 주가가 상승한 반면 그리스는 하락했다. 이스라엘은 편입 발표 이후 상승했다가 시간이 흐른 이후 하락했다. 금융사정에 따라 다르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금융위기때 편입돼 전세계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한 것이고, 포르투갈은 전세계 시장이 좋았기 때문에 편입결정시기나 편입시기에도 주가가 좋았다. 현재 우리나라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시 회복기이기 때문에 앞으로 선진지수 편입을 계기로 여러가지 좋은 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 향후 해결해야할 과제는.
 
▲ 글로벌 투자자들이 아직 우리 시장에서 느끼는 불편사항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펀드간의 서로 계좌이체가 가능하도록 해달라는 '증권이전(free delivery)' 문제고, 또 하나는 역외환시장(off-shore)에서 자유롭게 원화를 환전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문제다.
 
'프리 딜리버리'문제는 감독당국에 건의해 동일인임이 확인되면 다른 ID라도 계좌이체되도록 허용했고, 외환시장 문제는 정책적이고 장기적인 문제로 국가가 검토할 사항으로 지금 당장 해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외국인투자자가 우리 시장에서 투자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NDF시장이나 국내 은행의 해외지점을 통해서 환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참가에는 큰 불편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글로벌 투자자들의 불편사항을 해결해 주는 것이 우리 시장에 많은 자금이 들어오도록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이광수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주요 약력
 
▲ 51년 경남 출생 ▲ 동아대 법학과 졸업(78년) ▲ 미국뉴욕금융연수원(NYIF) ▲ 서강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2003년) ▲ 한국증권거래소 입소(77년) ▲ 한국증권거래소 채권시장부장. 기획부장(2000년) ▲ 한국증권거래소 부이사장보(2003년) ▲ 한국증권선물거래소 경영지원본부 본부장보(2005년) ▲ 現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본부장 ▲ 증권예탁결제원 사외이사(2005~2008년) ▲ 한국회계기준원 비상임이사(2005~2008년)
 
뉴스토마토 강진규 기자 jin9ka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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