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농어민위 "비례대표 순번, 당헌·당규 위반"

“C그룹은 들러리냐. 사사로운 공천 의심 낳고 있어”

입력 : 2016-03-20 오후 6:35:20
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는 20일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4·13 총선 비례대표 당선 유력권에 교수와 전직 장성 등 사회 주류 인사들 위주로 배치한 것에 대해 “당헌당규를 위반한 월권”이라며 반발했다.
 
김현권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비례대표 후보자 공천은 원천적으로 당헌의 정신에 어긋난 공천”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당헌 102조 4항에는 ‘비례대표 우선순위를 정함에 있어서 여성, 노인, 장애인, 직능, 농어민, 안보, 재외동포, 국가유공자, 과학기술, 다문화 등의 전문가를 고르게 안분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위원장은 “A그룹 내에 우선 추천된 사람들은 대부분 대학교수들로 구성돼 당헌의 정신에 부합되는 사람으로 고르게 안분했다고 보기 힘들다”며 “당헌에 규정되어 있는 사람들을 당선권과 상관 없는 C그룹에 몰아놓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회적 약자와 민생 전문가들을 C그룹에 들러리 세워 A그룹에서 사사로운 공천을 관철시키려고 한 것 아닌지 의심을 낳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당헌 당규를 위반하며 월권을 행사한 비대위는 중앙위원들에게 사과하고 A, B, C 그룹으로 나눈 칸막이를 철폐하라”며 “40명의 비례대표 후보들을 공모한 분야대로 ▲유능한 경제분야 ▲정의롭고 안전한 사회분야 ▲민생복지 및 양극화 해소 분야 ▲사회적 다양성 분야로 나눠 정해진 규칙대로 순위 투표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더민주 비대위는 43명의 비례대표 후보자들을 임의적으로 A, B, C 세 그룹으로 나눠 당 중앙위원회에 보고했다. 1번부터 10번까지 A그룹은 당선 안정권이고, 11번부터 20번까지의 B그룹은 순번에 따라 당선 가능성이 달라지며, 20번 바깥인 C그룹은 사실상 당선이 어렵다.
 
그런데 A그룹에는 당 관계자인 김종인 대표와 이용득 전 최고위원, 김성수 대변인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교수, 의사, 퇴역 장성 등으로 채워졌다.
 
그중 비례대표 1번인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과거 제자 논문표절 의혹을 받았고,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를 ‘종북’으로 몰고 박근혜 새누리당 당시 후보 지지를 선언한 예비역 장성들의 성명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반면 C그룹에는 김현권 당 농어민위원회 부위원장 등 직능 대표와 당직자, 여성 등으로 편성돼 있어, 당이 정치적 소수자를 배려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결국 중앙위원회는 이러한 비판 목소리에 파행돼 21일 다시 소집하기로 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자들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5차 중앙위원회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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