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신태용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와일드카드(23세 이상 선수 선발) 3장 중 1장을 손흥민(24·토트넘)으로 일찌감치 결정했다. 소속팀에서의 경기 출전을 최우선으로 내건 신태용 감독의 선발 원칙을 손상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손흥민의 주전 경쟁이 더욱 중요해졌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14일 올림픽 대표팀 소집 명단 발표 당시 "토트넘에 3월 차출을 하지 않는 대신 손흥민의 와일드카드 발탁을 협조해 달라고 공문을 보냈다"며 사실상 와일드카드 1장을 손흥민으로 일찌감치 정했음을 밝혔다. 이어 신 감독은 "손흥민은 국내 최고의 선수"라며 "공격 전 포지션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이러한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취임 당시부터 꾸준히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내건 신 감독의 기조는 여전히 유효하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21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소집 훈련에서 취재진과 만나 "선수들에게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나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야 경기 감각이 올라와 대표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신 감독의 소신은 소속팀에서 리그 2골 1도움에 머물러있는 손흥민의 현재 모습과는 대비된다.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지 않으려면 남은 기간 손흥민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특히 올림픽 최종 명단 18명 중 와일드카드 3명과 골키퍼 2명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필드플레이어 인원은 13명이다. 현재 소집된 23명 중 골키퍼 2명을 뺀 21명이 마지막 13명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사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축구계 인사는 "손흥민이 남은 기간 팀 내 입지를 다져나가는 게 대표팀 분위기와 경기력 향상을 위한 가장 최선의 시나리오"라며 "지금처럼 경기력이 떨어져 꾸준히 경기에 나서지 못할 땐 선수 자신도 더 큰 부담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이적 후 초반 몸놀림이 가볍던 손흥민은 최근 교체출전 횟수마저 줄어들며 겉도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21일 다음스포츠 '한준희-장지현의 원투펀치'에서 한준희 해설위원은 "손흥민이 레버쿠젠 시절에는 주전 경쟁을 의심받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경쟁자가 많다"며 "팀도 리그 우승을 노리고 있는 시점에서 손흥민의 개인적인 컨디션을 끌어올려 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이적시장 막판에 팀에 합류한 것과 더불어 시즌 초반이던 10월에 부상으로 빠진 게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장지현 해설위원 또한 "공이 없을 때의 움직임이 아쉽다. 항상 공보다 먼저 움직여야 한다"며 "토트넘은 연계플레이에 능하다. 포체티노 감독은 그 연계에 손흥민이 참여하길 바라고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아쉬운 장면이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올림픽 축구대표팀 합류가 유력한 손흥민. 사진/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