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 안 팔리는 품목 '쏠림' 심하다

한경연 "10대 주력품목 교역비중 줄어 한계직면…단가변동 영향도 커져"

입력 : 2016-03-24 오후 2:59:56
[세종=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자동차, 통신기기, 철강 등 우리나라 10대 수출품목이 전 세계 교역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시장에서 갈수록 안 팔리는 품목에 대한 쏠림 현상이 미국, 일본, 중국 등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다는 분석이다.
 
24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10대 수출품목 의존도 국제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1~2014년 각국의 10대 수출품목이 전 세계 교역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의 경우 48.3%에서 45.6%로 낮아졌다.
 
2014년 기준 10대 수출 품목은 전기기계장치와 기기, 자동차, 석유 및 석유제품, 기타 수송장비, 통신 및 녹음기기, 전문·과학·통제기구, 철강, 플라스틱제품, 유기화학물, 산업용 일반기계 및 장비 등이다.
 
연구원은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중요도가 갈수록 떨어지는 품목을 수출주력 업종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각국의 10대 수출품목이 전 세계 교역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본 결과 2011년에서 2014년 기간 중 한국은 2.7%포인트 감소한 45.6%로 집계됐다.
 
미국은 같은 기간 51.9%에서 49.7%로, 일본은 37.9%에서 37.0%로 떨어졌으나 하락폭은 우리보다 낮았다. 이에 반해 중국은 같은 기간 39.6%에서 40.5%로 상승했다.
 
변양규 한경연 거시연구실장은 "기존에는 수출 주력업종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성장을 견인해왔지만 이제는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각국의 전체 수출에서 10대 수출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본 결과 2011년 이후 미국은 2.6% 포인트. 일본은 2.0% 포인트, 중국은 0.9% 포인트 증가한데 반해 우리나라는 0.5% 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10대 품목이 국가 전체 수출을 끌어올리는 효과에 있어 우리나라가 가장 제한적이었다는 의미다. 2014년 우리나라 10대 수출품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5.7%이며 미국 55.4%, 중국 67.8%, 일본 69.8%이었다.
 
한편 우리나라의 10대 수출품목 구성은 2008년 이후 사무용 기계·자동자료 처리장치가 10대 수출품목에서 제외되고 산업용 일반기계·장비가 신규로 진입한 것 외에 변화가 없었다.
 
연구원은 또 우리나라 수출시장에서 가격변동성 큰 품목의 수출 비중이 늘어 단가변동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작년 우리나라 10대 수출품목 중 6개 품목의 수출단가가 하락했는데 2014년부터 2015년 기간 동안 우리나라 전체 수출 단가는 9.7% 하락해 2009년 16.0% 하락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석유·석유제품(-41.1%), 유기화학물(-30.8%), 철강(-17.6%), 기타 수송장비(-6.9%) 등이 전체 단가하락을 주도했다.
 
아울러 연구원이 2004년부터 2014년 기간 동안 단가 변동성을 측정한 결과 석유·석유제품 30.5%, 전기기계장치 29.5%, 플라스틱 25.7% 등 10대 품목의 가격변동성이 전체 가격변동성 평균인 9.3%보다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변양규 실장은 "가격변동성이 큰 상위 3개 품목인 석유·석유제품, 전기기계장치, 플라스틱 제품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4년 22.6%에서 2014년 31.0%로 8.4% 포인트 증가했다"며 "이에 우리나라 수출이 과거에 비해 단가변동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자동차·통신기기·철강 등 국내 10대 수출품목이 전 세계 교역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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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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