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영준기자] 인터넷상에 자신이 게시한 게시물에 대한 타인의 접근 배제를 요청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도입이 추진된다. 정부는 이용자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발생 가능한 피해를 최소화 하자는 취지에서 가이드라인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가이드라인이 과도한 규제로 작용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5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인터넷 자기게시물 접근배제요청권 가이드라인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는 2010년 스페인 이용자의 구글 검색결과 삭제 소송에서 시작돼, 2014년 5월 유럽사법재판소의 판결로 이어진 소위 잊혀질 권리 도입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방통위는 이용자 본인이 인터넷상에서 작성한 게시물에 대해 타인의 접근 배제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 해당 이용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 프라이버시권 등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용자는 1차적으로 게시판 관리자에게 접근배제 요청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게시판 관리자의 접근배제 조치 이후, 검색목록의 즉시 배제를 원하는 경우에는 검색서비스 사업자에게 검색목록 배제를 요청할 수 있다.
이용자의 요청이 들어오면 게시판 관리자는 블라인드 처리 등의 방법으로 접근배제 조치를 실시한다. 검색서비스 사업자도 캐시 등을 삭제해 검색목록에서 배제하는 방법으로 접근배제 조치 실시하게 된다. 이기주 방통위상임위원은 "잊혀질 권리의 국내 도입을 위해서는 부작용을 최초화 하면서 이용자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도록 최소한으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과거 작성한 게시물을 지울 수 없는 등 통제권 상실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토론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이상직 태평양 변호사는 "자기 게시물에 한해서라도 사생활의 보호, 잊혀질 권리를 효과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 지원하는 가이드라인은 현행법 아래에서 자기 정보 관리권의 확립이라는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차재필 인터넷기업협회 실장은 "가이드라인으로서 새로운 규제를 하는 형태롤 갖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검색배제가 일반화 될 경우 검색품질이 저하될 수 있다"고 했다.
박노익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잊혀질 권리에 대한 논의는 지난 2014년부터 시작해 전문가 중심으로 연구반을 구성하고 운영했다"며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20대 국회 이후 빠른 시일 내에 법제화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25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인터넷 자기게시물 접근배제요청권 가이드라인 세미나 모습.사진/서영준 기자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