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가는 전자·자동차 재고…경기하락 주도

제조업 재고율 7년 만에 최대…소비심리 자극해야

입력 : 2016-03-27 오후 2:45:13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경기 둔화로 국내 제조업 재고율이 대폭 증가한 가운데, 선도 산업인 전자제품·자동차 재고율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재고율은 경기 하락을 주도할 뿐만 아니라 장기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7일 발간한 '재고율로 본 국내 제조업 경기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지난 1월 제조업 평균 재고율은 128.4%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2월(129.5%) 이후 8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재고율을 보면 국내 주력 산업인 전자 업종이 170.1%로 가장 높았고, 자동차 업종이 153.7%로 뒤를 이었다. 평균 재고율(128.4%)과 비교하면 전자 업종은 57.7%포인트, 자동차 업종은 48.7%포인트 각각 높았다. 
 
재고율이 높다는 것은 상품의 출하보다 재고가 쌓이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뜻이다. 특히 전자 업종의 재고율은 외환위기 기간인 1998년 7월(173.4%) 이후 가장 높은데, 글로벌 수요 부진과 반도체 업체 수급 조절 등으로 2007년 이후 꾸준히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국내 선도 산업으로 불리우는 전자와 자동차 업종이 경기 하락을 주도한다는 점이다. 실제 제조업에서 전자와 자동차 업종을 제외한 제조업 재고율은 지난해 5월 122.7%를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재고율이 높아지는 것은 제조업 중 주력산업인 전자와 자동차 업종의 재고율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 주된 원인"이라며 "전자와 자동차 산업은 경기하강기에 진입, 수요 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처하기 더려운 두 산업의 특성상 국내 제조업의 경기하강기가 장기화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고율이 높으면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떨어져 기업의 설비투자가 줄어들 가능성도 크다. 기업의 투자가 줄어들면 고용은 물론 국내총생산(GDP)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연구원은 제조업이 경기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확장적 재정·통화정책을 지속하고 출하율을 높일 수 있도록 억눌려 있는 소비심리를 자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느릴 때를 대비해 사전적으로 추경 편성 계획을 수립, 정책 입안과 실행 간의 시차를 줄여야 한다"면서 "투자 여력과 경쟁력이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신성장 유망 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기업들은 적정 수준의 재고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현대경제연구원이 27일 발간한 '재고율로 본 국내 제조업 경기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지난 1월 제조업 평균 재고율은 128.4%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2월(129.5%) 이후 8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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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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