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전망 지역별 '양극화'…제주발 착시효과

2분기 BSI 91, 10포인트 개선…정부 해결과제로 '내수진작'

입력 : 2016-04-03 오전 11:00:00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제주와 강원, 충북 등 일부 지역에서 경기 회복의 신호가 포착됐다. 관광 특수와 대규모 투자 유치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다. 그러나 전반적인 경기 회복을 단정 짓기에는 아직 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3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달 2일부터 약 2주간 전국 2400여개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2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 조사' 결과, 전국 BSI가 91로 전분기 대비 10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상의는 "구리, 철강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세계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고, 재정 조기집행 등 확장적 거시정책의 영향으로 기업 체감경기 전망이 전분기 대비 10포인트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2분기 97에서 3분기 88, 4분기 87, 올해 1분기 81로 계속해서 하락하던 흐름을 멈추고 반등에 성공했다. 그럼에도 기준치 100은 회복하지 못해 불안감을 떨쳐내지는 못했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이번 분기보다 다음 분기에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의미한다.
  
지역별로는 제주가 112로 전국에서 가장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메르스 종결로 중국 관광객이 돌아오면서 90에서 132으로 점프를 했던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기준치를 넘어서는 호조세다. 상의는 "기업체 세미나, 수학여행 등 내국인과 중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는 점이 상승세의 이유"라며 "올 들어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 수는 300만명에 육박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 가까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제주의 경기 호조는 비단 관광산업에만 기인하지 않는다. 교육이 바탕이 되면서 여러 인프라가 체계적으로 구축됐고, 이는 게임 등 여러 서비스산업의 생태계 확장을 가져왔다. 감귤 등 식료품의 생산도 크게 늘었다. 한 감귤생산 관계자는 "관광객이 늘면서 도내 주문이 많아졌고, 한국 귤의 우수성이 입소문을 타 인도 업체와의 계약도 성사됐다"며 "지난해보다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자료/대한상의
 
이밖에 강원(104), 충북(103), 광주(103)도 경기 호전 전망이 우세했다. 강원은 2월에 개최된 평창올림픽 테스트게임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하면서 올림픽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충북은 15조원 규모의 반도체 청주공장 증설협약을 비롯해 태양광,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 투자가 이어지면서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광주는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효과가 긍정적 기대감을 불러왔다.
 
반면 서울(98), 인천(94), 경기(92), 충남(89), 경남(88), 경북(87), 전남(87), 부산(86), 대전(86), 울산(85), 전북(85), 대구(75) 등 나머지 지역은 여전히 기준치(100)를 하회하며 암울한 지역 경기를 입증했다. 특히 자동차와 중공업이 포진한 울산이 전북과 함께 전국에서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 형태별로는 수출기업이 96을 기록 전분기 대비 8포인트 상승했고, 내수기업도 89로 전분기보다 9포인트 올랐다. 수출이 상대적으로 사정이 더 좋은 가운데 침체였던 내수에서 다소 희망이 보인 점은 긍정적이다. 규모별로는 대기업(95)이 중소기업(90)을 앞섰다. 
 
한편 기업들은 올해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 '내수 진작'(56.3%)을 첫 손에 꼽았다. '자금난 해소'(21.8%), '규제 개선'(9.8%), '인력문제 해결'(7.0%) 순으로 뒤를 이었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국지적으로 회복의 실마리가 보이고 있지만 세계 교역량 감소와 내수부진의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경제회복의 모멘텀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내수활성화 정책과 신산업 분야에서의 과감한 규제철폐 등 적극적인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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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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