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20대 국회의원선거(이하 총선)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총선을 전후한 증시 흐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각종 공약에 따라 관련 산업분야에 속한 기업들의 향후 주가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고, 어떤 정당이 우위를 점하느냐에 따라 정책의 추진 방향과 강도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뉴스토마토>가 지난 1996년 15대 총선부터 2012년 19대 총선까지 총 5차례 총선 직전과 직후 코스피 추이를 분석한 결과, 5차례 모두 총선 전에는 지수 하락흐름이 나타났다.
1996년 15대 총선의 경우 총선 3거래일 전 코스피는 877.03포인트에서 직전 거래일에는 869.17포인트로 하락했다. 2000년 16대 총선 때에도 코스피는 총선 3거래일 전 870.17포인트에서 직전 거래일에 837.01포인트로 밀렸다. 2004년과 2008년에도 총선 직전 거래일 코스피는 3거래일 전보다 2~12포인트 빠졌다. 2012년의 경우에도 2030선에 가깝던 코스피는 총선을 하루 앞두고 1990선대로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총선이란 불확실성 요소가 해소될 때까지 주식 매수에 신중한 모습을 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총선 직후에도 지수 하락흐름은 대체로 바뀌지 않았다. 1996년 15대 총선의 경우를 제외한 나머지 4차례의 경우 하락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2000년 15대 총선의 경우 총선 직전 3거래일 870.17포인트였던 코스피는 총선 직후 3거래일 747.3포인트로 크게 더 밀려났다.
2008년 18대 총선의 경우에도 총선 직전 3거래일 1766.49포인트였던 코스피는 총선 직후 3거래일 1746.71포인트로 내림세를 유지했고, 2012년 19대 총선의 경우에도 총선 직전 3거래일 2029.03포인트에서 총선 직후 3거래일 1992.63포인트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총선 전 불확실성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총선 이후에는 불확실성 해소로 주가가 반등한다는 통념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험으로 미루어 봤을 때, 총선이 주식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뚜렷한 방향을 가지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총선 이벤트 자체보다는 기존 증시 추세의 영향이 더 크다”고 말했다.
홍춘욱
키움증권(039490) 연구원도 “총선이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한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악재로 간주할 수 없다”며 “기본적으로 주식시장은 우상향하는 특성이 있고, 급격한 경기하강의 위험이 없다면 총선이라고 해서 특별히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총선이 주식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뚜렷한 방향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어느 때보다 대내외 변수로 증시 변동성이 큰 만큼 그밖에 재료들을 보다 꼼꼼하게 보는 게 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