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독일차를 앞세운 수입차 공세와 완성차업계의 사실상 수입차를 들여온 신차모델 출시에 시장을 조금씩 잠식당하면서 내수시장 점유율 지키기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중형 세단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누렸던 국민차 ‘쏘나타’의 아성에 르노삼성자동차의 ‘SM6’와 한국지엠 쉐보레 ‘말리부’가 거센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의 SM6는 지난달 6751대가 판매돼 단숨에 중형 세단부문 2위에 등극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005380) 쏘나타는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7.6% 감소한 7053대를 기록해 간신히 1위 자리를 유지했다. ‘패밀리카의 대명사’로 불리며 지난 30년간 783만대가 판매된 쏘나타의 판매 성적 치고는 아쉬움이 크다.
현대차 쏘나타는 지난해 10월 1만487대, 11월 1만328대, 12월 1만2678대로 월평균 1만대 이상 판매했으나, 올초 정부의 개별소비세 혜택이 폐지되면서 1월 6207대, 2월 5916대로 판매가 급격히 줄었다. 이달 자동차 판매의 경우 르노삼성 SM6가 현대차 쏘나타의 아성을 깨고, 추월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여기에 한국지엠 쉐보레 ‘신형 말리부’는 오는 2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첫 선을 보이고, 국내 중형 세단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에 뛰어든다. 쉐보레는 ‘신형 말리부’ 출시 전부터 고객 초청 이벤트 등 다양한 판촉·마케팅에 나서면서 고객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신형 말리부 티저 영상은 공개 4일만에 40만뷰를 달성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북미에서 공개된 신형 말리부의 제원은 전장이 무려 4922㎜로 동급 차량인 SM6(4850㎜), K5(4855㎜), 쏘나타(4855㎜) 보다 67~73㎜ 가량 더 길어 동급 최대 실내공간을 자랑한다. 차의 심장도 바꿔 힘과 가속도를 최대치로 끌어 올렸다. 신형 말리부 2.0ℓ 가솔린 터보엔진은 최고출력 250마력, 최대토크는 35.7㎏·m를 자랑한다. 경쟁 모델로 꼽히는 쏘나타 2.0ℓ 가솔린(최고출력 168마력, 최대토크 20.5㎏·m), SM6 2.0ℓ 가솔린(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20.6㎏·m) 모델에 앞선다는 평가다.
수입차 공세도 거세다. 닛산의 월드 베스트셀링카 신형 알티마가 19일 출시했다. 다양한 편의사양을 대폭 추가했지만, 가격은 2000만원 후반대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과 한국지엠 쉐보레의 추격에 현대·기아차가 내수시장에서 고전하면서 과거 70% 이상의 점유율을 되찾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사실 현대·기아차는 친환경차와 고급 브랜드 도입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내수시장의 중요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