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코웨이(021240)가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정수기 렌털시장에 후발주자들의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낮은 진입 장벽과 높은 영업이익률이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하지만 시장 자체의 성장도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군소업체들만 공격적으로 늘고 있어 자칫 풍요 속 빈곤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관련 업계 통계에 따르면 국내 정수기 시장은 연간 2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보급률은 가정용 기준으로 50%가 넘었다. 보급률만 본다면 더 성장할 여력은 있어보이지만 렌털 사업 위주로 전개되는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코웨이는 대수 기준 시장점유율을 40% 가까이 차지한 1위 업체다. 월 렌탈료가 3만~6만원으로 프리미엄 제품 위주지만 방문판매 비즈니스로 정수기 렌털 고객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군소업체와 후발업체들이 렌털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공세를 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렌탈케어는 이달 현대홈쇼핑을 통해 직수형 냉온정수기를 선보였다.
쿠쿠전자(192400)도 물의 온도를 사용자 기호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는 내추럴 슬림 정수기를 내놨다. 동양매직은 지난달 직수 추출 방식에 사물인터넷(IoT) 관리 기능까지 추가한 슈퍼S 정수기를, 교원엘스는 최근 사무실과 음식점 등 업소에서 사용하는 정수기를 출시했다. 바디프랜드도 이달 초 냉온기능과 스스로 살균 기능을 더한 자가교체형 직수 정수기를 공개한 바 있다.
가격 경쟁력을 강점으로 정수기 일시불 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피코그램은 직수형 정수기 퓨리얼을 이마트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19만9000원이다.
신일산업(002700)은 지난 18일 싱글족을 타깃으로 18만원대 직수형 정수기를 내놨다.
이처럼 정수기 출시가 봇물을 일으키는 것은 진입장벽이 낮은 기술 때문이다. 필터 교환 등 사후관리가 수반돼야 하는 정수기 산업 특성상 어느정도 진입 장벽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제품 자체에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지 않고 주문자상표생산(OEM)으로도 가능해 시장 진입이 용이한 편이다.
하지만 정수기 시장 규모는 2010년 1조6089억원, 2011년 1조7004억원, 2012년 1조7920억원, 2013년 1조9152억원, 2014년 1조9486억원에 이어 현재 2조원으로 제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더욱이 신규수요보다는 교체수요가 더 활발한 상황이다.
군소업체와 후발업체가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수요와 공급이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정적인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한 상황에서 수많은 업체의 난립으로 총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정수기 시장이 풍요속빈곤으로 치닫고 있는 형국"이라고 평가했다.
현대렌탈케어 정수기 제품을 모델들이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