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우려…런던 주택 시장 '급랭'

런던 부동산 투자 5년래 최저치까지 감소

입력 : 2016-04-25 오후 2:23:00
[뉴스토마토 어희재기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대한 국민들의 찬반 투표를 두 달 남짓 앞둔 가운데 런던 부동산 투자가 5년래 최저로 감소하면서 브렉시트 우려감이 실물 경제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CNN 머니는 영국 부동산 에이전트인 램버트 스미스 햄프턴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1분기(1~3월) 런던 부동산 투자 규모가 22억파운드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10년 전 규모보다 31% 급감한 것이며 지난해 같은 분기(46억파운드)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본격적으로 금융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에즈라 나홈 램버트 스미스 햄프턴 최고경영자(CEO)는 “6월 국민투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한발 물러서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나홈은 “이는 사실 놀랍지 않은 상황으로 지난 2014년 스코틀랜드 독립 여부 투표 직전에도 같은 상황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브렉시트 시 향후 런던의 부동산업이 덜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글로벌 회계·자문 그룹 KMPG의 조사 결과 세계적인 부동산 큰 손 투자자들의 3분의 2는 "브렉시트는 영국의 부동산 시장의 투자 감소로 직결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CNN머니는 이미 앞서 글로벌 대기업들이 브렉시트 시 런던을 떠날 의지를 밝힌 것이 시장 전망을 어둡게 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22일 영국 최대 은행인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사업 일부를 파리로 이전하겠다고 말했다.
 
또 24일에는 유럽투자은행(EIA)이 브렉시트 시 영국 사회주택 대출에 10억유로를 지원하기로 했던 계약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오는 6월23일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와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가 예정돼있다. 영국 국기
문양의 비닐백. 사진/로이터
 
실제 브렉시트 시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더욱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초반 이래 런던의 평균 주택 가격은 약 40% 급등한 상황이다.
 
UBS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망한 투자처 가운데 하나인 런던의 주택시장은 브렉시트 시 '상당한 가격 조정 위험'에 노출될 것으로 예측됐다.
 
노무라 증권은 영국이 EU를 떠날 경우 영국 주택 가격이 10% 하락할 수 있다고 평가했으며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역시 브렉시트는 런던의 주택 가격 급락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침체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월16~19일까지 진행된 콤레스(ComResI)의 브렉시트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유권자들의 51%가 EU 잔류를 희망했으며 40%는 탈퇴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종전 조사 결과 대비 각각 3%포인트 상승, 1%포인트 하락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이전보다 2%포인트 내린 9%로 집계됐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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