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문재인과 단둘이 안 만나겠다"

광주 가서도 불쾌한 감정 여과없이 드러내…갈등 불씨 더 키우나

입력 : 2016-04-25 오후 5:26:21
[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5일 “나는 문재인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울 이유가 하나도 없는 사람”이라면서도 전날 했던 ‘더 이상 문 전 대표를 개인적으로는 만나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되풀이하면서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김 대표는 이날 광주광역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사람들이 말을 자꾸 이상한 형태로 만들어내는 것이 정상적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대표는 전날 <중앙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려는 것을 구해놨더니 문 전 대표와 '친문'이라는 사람들이 엉뚱한 생각들을 한다”고 비난했다. 지난 22일 만찬 회동을 한 김 대표와 문 전 대표는 향후 당 운영 방향에 관한 대화 내용을 놓고 전혀 다른 말을 내놓고 있다.

 

김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들어보지 않은 얘기가 나왔기 때문에, 말을 만들어서 사후에 한다는 건 내가 보기에 상식적으로 맞지 않기 때문에 단둘이 만나는 일은 없겠다고 한 것”이라며 문 전 대표에 대한 불쾌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김 대표는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도 “총선에서 ‘당권’이라는 계파의 욕심이 아니라 ‘집권’이라는 국민의 염원을 깊이 새겨야한다”는 말을 했다. 기자들이 ‘총선 이후 계파갈등이 불거지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냐’고 묻자 부정하지 않은 채 “선거 끝나고 여유를 찾는다고 해서 또다시 무슨 계파에 의한 투쟁이 벌어질 것 같으면 난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문 전 대표 측은 의원실 명의로 배포한 메시지를 통해 “김 대표가 총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대선에서도 필요한 역할이 있는데 언론이 사소한 진실다툼으로 두 분 틈을 자꾸 벌리는 걸 원하지 않는다. 이 문제에 일절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전당대회 연기론에 대해 김 대표는 “내가 대표에 미련을 갖는 사람도 아니고,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며 “진작에 내가 대표를 할 뜻이 없다고 얘기했는데 그걸 가지고 자꾸 이러쿵저러쿵 하면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대표의 광주 방문은 호남 28개 의석 중 총선에서 3석만을 확보하며 참패한 상황을 수습하고 향후 대책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이날 방문에는 이종걸 원내대표를 비롯한 비대위원들, 정세균·이춘석·이언주 의원 등이 동행했다.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등 광주지역 총선 출마자들도 모습을 보였다.

 

김 대표는 “더민주가 너무 안일하게 호남 민심을 보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낙선한 분들이 이번 선거를 기반으로 당을 재건하고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해야 광주 민심을 다시 회복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는 말로 총선 결과를 진단했다.

 

오전에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김 대표는 지도부와 광주지역 출마자·단체장 오찬 간담회에서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과 삼성전자 전장사업 유치 등 지역 과제를 전달받은 후 지원 의사를 나타냈다. 김 대표는 광주과학기술원을 방문해 “전장사업 분야가 우리나라에 시작되는 산업 분야고, 미래를 위해서도 안 할 수 없는 분야”라며 “광주가 여건을 잘 갖췄다고 본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5일 오후 광주 광산구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광주=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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