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두차례나 유찰됐던 김포·김해국제공항 면세점의 사업자를 선정하는 입찰이 다시 공고됐다. 당초 높은 임대료로 업계의 외면을 받았던 만큼 김해공항은 최소 임대료를 낮추며 꼬리를 내렸다. 반면 김포공항은 콧대를 꺾지 않고 당초 최소 임대료를 그대로 유지했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27일 김포·김해공항 면세점 운영자 선정 재공고문을 일제히 발표했다.
이번 재공고에서는 김해공항이 임대료를 낮췄다. 공고문에 따르면 당초 427억4600만원이었던 최소 임대료가 384억7140만원으로 10%(42억7460만원) 낮아졌다.
반면 김포공항의 면세점 입찰 공고문은 지난 4월 재공고했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공항공사가 제시한 김포공항의 연간 최소 임대료는 당초 발표했던 금액 그대로 295억원(DF1, 화장품·향수), 233억원(DF2, 주류·담배)이다.
공항 면세점은 가장 높은 임대료를 제시한 기업을 선정하는 '최고가 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김포공항의 경우 이번 2곳의 면세점 입찰에서 최소 528억원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김포공항이 면세점에서 받는 임대료는 연간 500억원대 초반이다. 겉보기엔 소폭 인상된 금액이지만 면세점 부지를 76% 가량 확장할 계획인 김포공항이 추후 넓어진 비율만큼 임대료를 추가로 받을 예정이어서 실질적인 임대료는 930억원까지 뛰게 된다.
입찰이 잇따라 유찰됨에 따라 새 면세점 사업자 선정 역시 당초 계획보다 늦춰질 전망이다.
김포공항 면세점의 입찰 제안서 접수 마감일은 오는 13일로 현재 운영 중인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008770)의 계약 종료일(12일)을 넘기게 된다. 이에 따라 기존 사업자인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는 연장운영이 불가피하게 됐다.
한편 이번 김포·김해공항의 면세점 입찰은 높은 임대료 두고 업계의 불만이 높아왔다. 이달 초 첫번째 입찰에 이어 재입찰까지 두차례에 걸쳐 잇따라 유찰된 것도 높은 임대료가 문제였다.
공항면세점은 높은 임대료로 인해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로 꼽힌다. 다만 출국장에 설치되기 때문에 업계는 공항면세점을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고, 면세점 운영 경험을 쌓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이 곳에서 발생한 적자는 시내면세점에서 채우는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하지만 시내면세점이 잇따라 추가되면서 업계간 경쟁으로 이제는 시내면세점에서도 이익을 내기 쉽지 않은 구조로 변하고 있어 공항면세점을 포기하려는 사업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시내면세점에서 대부분의 쇼핑을 마치기 때문에 공항면세점의 바잉파워가 점차 감소하는 추세"며 "특히 김포공항의 취항노선은 관광보다는 비즈니스 고객이 많은 편이어서 높은 임대료에 비해 수익성이 나빠 무리하게 운영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포공항에 입점한 한 면세점의 모습. (사진제공=호텔신라)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