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진웅섭 금감원장이 생명보험사 CEO들과 만나 IFRS4 2단계 도입 준비를 철저히 하라고 주문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날 진 원장은 플라자호텔에서 생보사 CEO들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IFRS4 2단계 도입대비와 보험산업의 신뢰 제고에 대해 논의했다.
진 원장이 보험사 CEO를 만나는 것은 지난해 11월 초 보험권 대토론회 이후 반 년만으로 이번 자리에서는 IFRS4 2단계 도입이 주요 내용이었다. 특히 이 날 배포된 자료에는 '감독원이 너무 조급하다 일방적 밀어 붙이기?', '국제회계기준도 확정 안됐는데 성급하게 대응 계획 내라?' 등 언론에 비친 보험업계의 인식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준비된 자료는 진태국 보험감독국장이 발표했다. 진 국장은 IFRS 2단계 시행목적 및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감독상 대응방향, 보험사 대응과제, 기타 참고사항 순으로 이어졌다.
국제회계기준(IFRS)은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글로벌 자본시장의 확대에 맞춰 국제적으로 재무정보의 투명성 및 비교가능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제정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전격 도입이 결정됐으며 2011년 상장사와 금융회사는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했다. 오는 2020년에는 기준이 강화되는 2단계가 도입될 예정이다.
IFRS4 2단계의 핵심은 부채평가방식 변화다. IFRS4 2단계는 원가로 평가했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해왔던 원가기준의 부채평가방식은 보험계약자에 대한 장래 보험금 지급 이행능력을 정확하게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다. 금리, 사망률 등 금융환경 변화로 인한 보험금 지급 부담이 부채평가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최근 금리가 크게 하락한 경우 시가평가 기준을 도입해야 보험사의 장래 보험금 지급여력을 정확하게 평가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LAT제도를 통해 시가평가 개념을 적용하고 있지만 IFRS4 2단계는 부채의 현재가치 계산을 위한 할인율로 평가일 기준 시장에서 관찰된 값을 이용하는 반면, LAT는 과거 경험치에 기반을 둔 통계량을 사용해 할인율을 산출하기 때문에 IFRS4 2단계가 시행될 경우 부채 평가방식 차이로 인한 '일시적 영향'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일시적 영향이란 부채가 대폭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2020년에 IFRS4 2단계가 도입 될 경우 부채 증가폭이 10% 이상 증가하는 회사는 2014년 기준으로 7개사였지만 2015년 금리하락에 따른 민감도를 반영하면 19개사로 확대된다. 금감원은 이들 취약회사의 부채증가 규모를 약 26%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방지하기 위해 금감원은 자산과 부채 시가평가 체계를 구축하고 가용자본과 요구자본 산출기준 마련을 준비중에 있다. 아울러 보험사가 자율적인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보험사의 내부모형 승인제도를 2020년에 도입할 예정이다.
진 원장은 "IFRS4 2단계 도입에 따른 급격한 부채 증가에 대비해 자본확충 계획 수립, 결산·상품개발 등 전산처리 능력 확보가 필요하다"며 "외형보다는 손익·리스크를 중요시하는 경영관리 체계를 구축해 달라"고 주문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사진/금감원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