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주면 살리는 이대호…'플래툰 시스템' 무색

최근 4경기 연속 선발 출전해 꾸준한 성적 기록

입력 : 2016-05-11 오후 5:16:51
[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빅보이'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가 시즌 5호 홈런을 터뜨리며 다시 한 번 장타력을 뽐냈다. 최근 연달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만큼 이대로라면 팀 주전 1루수 아담 린드를 완전히 제치고 더 많은 출전 기회를 노릴 수 있다. 한 가지 포지션에 두 명의 주전급 선수를 기용하는 팀의 플래툰 시스템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는 이대호다.
 
이대호는 11일(한국시간)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 홈 경기에서 시즌 5호 홈런을 포함해 4타수 1안타(1홈런) 3타점 1삼진을 기록했다. 지난 5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에서 시즌 3, 4호 연타석 홈런을 날린 지 6일 만에 홈런포를 가동했다. 2할 8푼 6리이던 시즌 타율이 2할 8푼 3리(46타수 13안타)로 약간 떨어졌으나 9타점을 올리며 10타점 고지를 눈앞에 뒀다. 드물게 찾아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바늘구멍처럼 보였던 팀 내 주전 1루수에 한 걸음씩 다가서는 중이다.
 
이대호는 3-0으로 앞선 1회말 2사 3루에서 상대 좌완 선발 투수 드류 스마일리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절치부심한 이대호는 3-2로 앞선 4회 무사 1, 2루에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스마일리의 6구째 시속 80마일(약 129km/h)짜리 커터를 제대로 밀어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스트라이크존을 살짝 벗어나는 높은 코스를 놓치지 않으며 비거리 116m짜리 아치를 그렸다.
 
이번 홈런은 이대호가 최근 4경기 연속 선발 출장한 경기에서 터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지난달 이대호는 왼손 투수에 약한 린드의 백업 1루수나 대타로 주로 출전했다. 선발 기회는 상대가 좌완 투수를 내보낼 때만 찾아왔다. 그래도 이대호는 지난달 12경기에 나서 타율 2할 8푼(25타수 7안타) 2홈런 3타점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지난 5일 이대호가 홈런 두 방을 터뜨리자 스캇 서비스 시애틀 감독의 마음도 열리기 시작했다. 지난 8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상대가 좌완 댈러스 카이클을 선발로 세우자 이대호를 내세웠다. 이날 이대호는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다음 날 휴스턴 선발은 우완 콜린 맥휴였다. 이전 같으면 이대호 대신 린드가 주전으로 나서야 했으나 서비스 감독의 선택은 또 이대호였다. 린드가 올 시즌 타율 2할 1푼 2리(85타수 18안타) 1홈런 5타점 침묵에 빠진 게 큰 원인이었으나 이대호를 향한 믿음이 생긴 것도 이같은 결정을 내리는 데 중요하게 작용했다.
 
이후 이대호는 휴스턴에 이어 다음 상대팀인 탬파베이가 좌완 선발인 맷 무어와 스마일리를 연속해서 내세우자 린드를 벤치로 제치고 계속 주전 1루수로 뛰었다. 4경기 연속 선발로 뛰며 잃었던 타격감을 되찾은 이대호는 3경기 연속 안타를 날린 것을 포함해 4경기 동안 타율 2할 8푼 6리(14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을 올리며 서비스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대호에게 점점 '햇살'이 비치고 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대호가 11일 열린 탬파베이전에서 4회 3점 홈런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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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