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 뷰)중국이 '세계의 공장'? 온라인을 봐!

스티븐 로치 "중국 경제, 체질 변화 중…이제 공장 아냐"

입력 : 2016-05-22 오전 9:30:00
[뉴스토마토 유희석기자]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국의 모바일 환경이 온라인 쇼핑 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있습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라고요? 온라인 세상을 보세요. 중국 경제는 더 이상 공장 산업에 기댈 필요가 없습니다.“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전 모건스탠리 아시아지역 회장이었던 스티븐 로치 교수가 중국의 온라인 경제를 주목했다. 
 
그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전체 소매 판매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의 두 배에 이른다"면서 "그 차이는 빠르게 더욱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터넷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의 인터넷 사용 인구는 6억3200만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의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한 사람이 83%(5억2700만명)를 차지한다. 이는 미국의 총인구수(3억2300만명)를 뛰어넘는 숫자다.
 
온라인 인구가 늘면서 인터넷을 이용해 물건을 사고파는 전자상거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커지고 있다. 중국의 전자상거래 규모는 매년 30% 이상 늘고 있다. 2014년 기준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13조위안(한화 약 2270조원)에 달한다. 중국의 대표 온라인 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지난해 광군제 하루 매출 912억위안(16조5000억원)을 달성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지난 3월1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개발포럼에서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로치 교수는 “중국은 더 이상 벽돌이나 모터를 만들 필요가 없다"며 "중국은 이제 인터넷과 모바일 세상에서 일을 한다"고 말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이 새로운 경제 체질로 빠르게 변했다는 말이다.
 
로치 교수는 중국 경제의 미래도 낙관한다. 최근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로치 교수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6.7%로 지난해 4분기의 6.8%보다 약간 둔화됐지만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었다. 중국 정부의 올해 목표인 6.5~7% 성장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했다. 
 
로치 교수는 "서비스업 중심의 '신경제'가 중국 경제를 지탱할 것“이라며 ”중국은 여전히 중·고속 성장을 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중국을 찾아 경제계와 정부의 여러 인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그는 “중국인들은 정부를 믿고, 정부의 거시경제 정책이 경제성장을 이끌 것으로 생각한다”며 “하지만 미국으로 돌아온 후 (미국의)투자자나 시장 참여자들에게 들은 이야기는 완전히 반대"라고 말했다. 중국인들이 중국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과 해외 투자자들의 관점에 큰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로치 교수가 보기에 중국 경제는 아직 훌륭하다. 그는 “일부 해외 투자자들에게서 나오는 ‘중국 경제 위기론’은 과장됐다”며 “중국 경제성장률이 낮아진 주된 이유는 경제 체질이 제조업 중심의 '구경제'에서 서비스업 중심의 '신경제'로 변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매우 많은 나라에서 이런 변화는 경제 성장 속도 둔화를 의미하고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로치 교수는 "중국의 제조업은 분명히 글로벌 수요 둔화와 위안화 강세로 침체됐다"면서도 "중국 서비스업의 발전은 신경제 형성을 지지한다"고 전했다. 비록 서비스업 발전이 제조업 둔화를 완전히 상쇄하진 못해도 서비스업이 제조업에서 사라진 일자리 대부분을 보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로치 교수는 중국 정부가 서비스업과 내수 중심의 경제 체질로 바꾸는 데 성공하고 개혁에 박차를 가한다면 중국의 향후 5년 경제성장률은 평균 6.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경제의 변화는 세계 경제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의 자원 수요가 줄어 호주, 캐나다, 러시아, 브라질 등 자원수출국들이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반대로 많이 늘어난 중국의 중산층 소비는 엄청난 기회가 된다. 로치 교수는 “(중국의 성공적인 경제 체질 변화는)결국 글로벌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로치 교수는 최근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본의 대량 해외 유출에 대해서도 19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처럼 심각하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당시 외환위기를 겪은 동남아 국가들과 현재 중국 경제의 상황은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중국은 매달 수백억달러의 무역수지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90년대 동남아 국가들은 무역수지적자에 시달렸다. 중국은 또 3조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를 자랑해 외환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로치 교수는 "중국은 과거 아시아 금융위기로부터 많이 배웠다"며 "만약 비슷한 위기가 닥친다면 막대한 외환보유고로 잘 버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중국 경제를 위해 현재 진행 중인 개혁 작업을 무사히 마쳐야 한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일자리 창출, 도시화 가속, 사회보장제도 개선 등 3가지 업무를 꼭 완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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