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구직자 속여 산소발생기 판 불법다단계조직 적발

최대 700만원에 이르는 산소발생기 3500대 팔아 109억 챙겨

입력 : 2016-05-26 오전 10:53:39
[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이 구직자를 속여 불법다단계 영업을 해온 조직을 적발했다. 
 
시 특사경은 다단계조직 대표와 부사장 등 관련자 6명을 형사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불법다단계조직은 취업이 어려운 40~50대 중장년 구직자들에게 접근한 뒤 한대에 최대 700만원에 이르는 산소발생기를 판매하도록 강요했다. 이 같은 수법으로 불법다단계조직은 지난 2010년 6월부터 산소발생기 3500대를 팔아 100억원대의 불법수익을 챙겼다. 
 
다단계조직은 40대 이상 구직자들이 주로 관리직 분야에 지원한다는 것을 노려 접근했다. 피해자들은 생활정보지 구인광고란이나 온라인 구직사이트 등에서 '지점장으로 모십니다', '거래처·협력사 관리'와 같은 문구에 속아 넘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또 피해자들은 실적을 올려야 지점장으로 승진한다는 말에 현혹돼 처음에는 친구나 친척 등에게 판매를 하다 나중엔 가족의 이름을 빌리면서까지 산소발생기를 구매했다. 
 
구직자들은 지점장이 되고 나면 일명 '새끼치기'라는 조직관리를 위해 하위 판매원을 모집했다. 하위조직원이 600만원짜리 산소발생기를 판매하면 지점장과 하위조직원은 각각 80만원, 170만원을 수당으로 지급받았다. 자기 조직을 만들지 못하는 지점장은 자연스럽게 퇴사 수순을 밟았다. 
 
시 특사경이 공개한 구직자 전화응대 요령을 살펴보면 '선의의 거짓말은 할 수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유리한 쪽으로 유도해라', '판매에 대한 냄새를 풍기지 말 것' 등 비상식적인 내용도 교육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최갑영 시 민생사법경찰관 과장은 "구직자는 업체가 고수익을 보장하거나 그럴싸한 직함을 주는 경우는 반드시 의심해 봐야 한다"며 "앞으로도 구직자를 상대로 행해지는 불법다단계를 계속 추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불법다단계조직이 구직자들을 상대로 연수를 가장한 판매교육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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