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과의 선긋기, 부처 간 책임 떠넘기기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피해자들을 위한 시 차원의 지원책을 발표했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박 시장은 지난 12일 항의 차 영국 옥시 본사를 다녀온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과 만남을 가진 뒤 시에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을 지시했다.
서울시가 24일 발표한 대책안은 크게두가지로, 피해자 가족 의견 수렴과 상시적인 정신심리 상담 공간 제공 등이다. 우선 가습기 피해자들에 대한 상담과 발굴활동을 위해 현재 시 소유의 공간을 물색 중이다.
피해자들의 심리상담·치료와 관련해서는 서울시정신건강증진센터와 노원구 정신건강증진센터를 전담기관으로 지정하고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시 주요 시설을 제공해 과거 가습기 살균제 사용 여부와 피해자 발생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추가 피해자 발굴을 위한 안내와 다소비 생활용품에 대한 샘플링 조사, 토론회 개최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국공립어린이집, 시립양로원, 요양원, 장애인복지시설 등에서 문제가 된 가습기살균제 6종에 대한 사용 여부를 전수 조사해 폐질환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가습기 살균제 피해조사 신청을 안내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접수방법을 몰라 피해자가 누락되지 않도록 각 자치구에 안내 공문 발송을 요청했다.
박 시장은 지난 14일 트위터를 통해 "이건(가습기 살균제 피해) 제2의 세월호, 안방의 세월호 사건"이라며 "수백 명의 국민이 죽어나가고 아우성치는데 눈 막고 귀 막은 정부는 공범이 아닌가"라며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 달 28일에는 자신이 진행하는 SNS 1인 생방송 '원순 씨 X파일 라이브'에서 "서울시가 옥시 기업의 소모품을 일부 쓰고 있는 걸로 아는데 앞으로 쓰지 않겠다"며 시 차원의 불매 의사를 밝혔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서울정부청사 후문에서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운동연합, 참여연대 참가자들이 가습기살균제 사태를 악화시킨 정부 주무 부처인 환경부의 윤성규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