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아파트 4가구 중 1가구, 입주전 분양권 손바뀜

실거주보다 투자 목적 수요자 많아…최종 매수자 '폭탄' 우려

입력 : 2016-06-02 오후 4:16:19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실거주가 아닌 투자 목적의 수요자들이 청약시장에 계속 유입되면서 분양권의 손바뀜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자칫 입주 전 최종 매수에 나선 실수요자의 경우 가격이 오히려 하락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입주에 들어간 위례신도시 '위례 아이파트 1차' 아파트의 분양권 거래량은 총 102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지는 전체 400가구로 구성된 것을 감안하면 4가구 가운데 1가구(25%)는 입주 전 분양권 거래에 의해 손바뀜이 나타난 것이다. 특히, 전매기한이 풀린 지난 2014년 10월에는 한 달 새 28건, 11월에는 20건의 거래가 이뤄지면서 전체 분양권 거래의 절반 가까이가 집중됐다.
 
다른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수도권 서남부 지역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끌었던 광명역세권 단지들도 20%에 육박하는 손바뀜이 발생했다.
 
지난해 10월 가장 먼저 전매제한이 풀린 광명역 푸르지오는 지난달까지 총 115건의 분양권 거래가 이뤄졌다. 이 단지는 총 640가구 규모로 18.0%에 해당하는 아파트의 주인이 바뀌었다.
 
또한, 1430가구 규모의 호반베르디움은 266건을 분양권 거래량을 기록하며 18.6%, 파크자이는 875가구 중 164가구로 18.7%로 나타났다.
 
이들 단지의 입주가 아직 남아있는 점을 감안하면 분양권 거래량은 20%를 훨씬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윤향은 광명 조은부동산 대표는 "광명역세권 단지들은 적게는 5000만원, 단지별 면적대나 층, 향 등에 따라 1억원 가까이 웃돈이 붙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청약 당시 인기가 높았던데다 계속해서 가격이 오르면서 분양권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수도권 한 견본주택 모습. 실거주 목적이 아닌 투자수요의 청약시장 진출이 늘면서 입주 전 분양권 거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사진/더피알
 
 
기존 아파트값 하락세와는 달리 여전히 청약열기를 내뿜고 있는 지방에서도 분양권 거래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구에서는 입주가 분양 1년이 채 안됐지만 이미 분양권 거래가 전체 단지 가구수의 20%를 넘어선 곳도 있다. 지난해 9월 분양 당시 600대 1이 넘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관심을 끌었던 '힐스테이트 황금동'은 5월말 기준 전체 782가구 가운데 20.8%인 163가구에서 손바뀜이 있었다.
 
이처럼 분양권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뒤늦게 꼭지점에 매입한 수요자들의 경우 자칫 가격 하락에 따른 손해가 우려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정찬 가온AMC 대표는 "주변 아파트보다 비싼 가격에 분양가가 책정됨에도 계속해서 청약 열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대부분이 실수요가 아닌 가수요"라며 "청약 1순위 자격요건이 완화되면서 실제 거주보다는 단기 투자 목적의 수요자들에 의한 거래가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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