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 기자] 계속되는 전세난과 지난해 매매전환 수요 증가세에 힘입어 일시적으로 가격이 올랐던 중대형 아파트가 다시 수난을 겪고 있다. 50%가 넘는 통큰 할인분양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매수세는 주춤하다.
14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달 수도권 대형 아파트 매매가격은 0.04%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줄곧 약세를 이어오던 대형 아파트값은 전세난과 주택시장 훈풍에 힘입어 지난해 2.15% 상승했다. 하지만 올해 초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지더니 2월에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는 지난해 12월(-0.12%) 이후 13개월 만에 상승세가 멈춘 것이다.
특히, 경기 지역 대형 아파트 매매가격은 1월 -0.10%, 2월 -0.13%를 기록하는 등 2개월 하락세는 물론, 낙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0.22% 떨어졌으며, 대형은 물론 중대형 아파트마저 0.01% 떨어지는 등 가격 하락세가 시작됐다.
중대형 매매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미분양 단지들의 통큰 할인분양이 이어지고 있지만 수요자들의 매수세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최근 경기 용인의 한 단지는 분양 당시 9억8400만원이던 192㎡(58평)의 가격을 기준층 기준 5억1600만원에 분양하고 있다. 저층(1~2층)의 경우 4억7300만원으로, 최고 할인율은 50%를 훌쩍 넘어섰다.
용인 성복동의 장기 미분양 단지 역시 할인 분양이 지속되고 있고, 김포 등에서도 할인분양을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한 '불꺼진 아파트'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주거형 주택의 경우 면적이 클수록 시장 불황기에 환금성이 떨어지고, 가격 하락폭이 큰 특징이 있다"며 "지난해 주택시장 호황세에 반짝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장기적인 가격 상승여력이 부족해 여전히 수요자들이 매수에 보수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추가 가격 상승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중대형 평형의 매매시장 고전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봄 분양 성수기를 맞아 일부 지역에서 침체된 분양시장 활기가 돌고 있지만 경기권 중대형 분양시장은 여전히 매수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