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진행되고 있는 조선·해운 등 산업 구조조정과 관련, 정부의 역할에 대해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구조조정은 타켓팅과 전략전술이 중요한 데 타켓팅도 불분명할 뿐 아니라 전략·전술도 틀렸다"며 정부의 소극적인 대처를 질타했다.
윤증현 전 장관은 3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열린 '한은 2016 2차 조찬포럼'에서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공짜 점심은 없다(Freedom is not free, NO free-lunch)'를 주제로 강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열린 '한은 2016 2차 조찬포럼' 강현 후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기자단
윤 전 장관은 "구조조정은 타겟킹도 중요하지만 전략과 전술도 중요한데 현 상황은 목적도 불분명할 뿐 아니라 전략 전술도 틀렸다"면서 "산업 재편의 정책 측면에서 구조조정에 필요한 밑그림이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윤 전 장관은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기획재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하게 주문했다. 그는 "정부는 조선업, 해운업 등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지, 국제사회 경쟁체제에서 어떻게 끌어나갈 것인지 등의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 우선"이라며 "산업자원부와 같은 주무부처가 밑그림을 그리고 부총리가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애꿎은 금융위원장이 다 뒤집어 쓴 꼴"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금융위원장이 산업재편까지 어떻게 하냐"고 반문하면서 "(구조조정의) 순서가 잘못됐다. 밑그림이 먼저 나오고 이후 실업 문제를 어떻게 할지, 자금조달은 어떻게 할지 등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전 장관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역할에 대해서는 '원칙 고수 및 상황의 수용'을 주문했다.
그는 "세계 중앙은행들은 고용과 성장에 이르기까지 적극적ㆍ공격적 자세를 찾아가고 있다"며 "한은도 이를 소극적 방어적으로만 수용할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수용해 국민의 신뢰를 얻을지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윤 전 장관은 "그렇다고 해서 중앙은행이 지켜야할 원칙이 깨져서는 안된다"며 "정부도 중앙은행 고유의 역할과 자존심을 지켜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