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대비 0.5% 성장에 그치면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발생했던 지난해 2분기(0.4%)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민간소비가 좀처럼 활력을 띄지 못하고 설비투자 등이 급감하면서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렸다. 경제성장률이 2분기 연속 0%대 성장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에 '저성장의 늪'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16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372조3722억원(계절조정계열)으로 전분기보다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1분기 성장률은 정부 재정지출과 건설업 관련 투자가 예상보다 늘어나면서 지난 4월 발표했던 속보치(0.4%)보다 0.1%포인트 상승했지만,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던 지난해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소비활성화 대책 등 정부의 정책 효과로 전기대비 1.2% 깜짝 반등했던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2014년 2분기(0.6%)부터 7분기 동안 성장률이 0%대 부진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이처럼 경제성장률이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은 우선 설비투자의 급감이 영향을 미쳤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가 줄면서 전기대비 7.4%나 감소했다. 2012년 2분기(-8.5%) 이후 3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감소폭이다.
민간소비도 0.2% 줄면서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던 지난해 2분기(-0.1%)보다 감소폭이 컸고 세월호 사태가 일어났던 2014년 2분기(-0.3%) 이후 7분기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수출 역시 석탄 및 석유제품, 자동차 등이 줄면서 전기대비 1.1% 감소하면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다만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393조3000억원으로 전기대비 3.4% 늘었다.
실질 GNI가 상승한 것은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되고 국민이 외국에서 벌어들인 순소득(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국외순수취요소 소득은 지난해 4분기(-3000억원)보다 큰 폭으로 증가해 1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영태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이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2016년 1/4분기 국민소득(잠정)'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