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10조 규모의 조선3사 자구안이 본격적인 이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조선업종 노조연대 상경투쟁을 예고해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010140)의 자구안이 주채권은행으로부터 잠정 승인을 받았고,
대우조선해양(042660)도 이주내에 자구안 제출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행 과정에서 매각 대상 계열사나 노동조합 등과 갈등이 표면화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종 노조연대는 지난달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구조조정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뉴스토마토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1일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으로부터 총 3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의 잠정 승인을 받았다. 이 자구안에는 하이투자증권과 비조선부문 분사, 시스템 통합 등 경영합리화 작업 등이 담겼다. 아직 회계법인의 실사가 진행 중이지만 결과가 나오더라도 자산 매각과 비조선 사업 구조조정이라는 큰 틀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5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으로부터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승인받았다. 거제도 삼성호텔과 판교 연구개발(R&D)센터 등의 비업무용 자산과 유가증권 매각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특히 대주주 및 그룹차원의 유상증자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의 최대주주는 17.6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다. 규모나 방식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대우조선해양은 이주 내로 자구안 내용을 확정해 산업은행에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도출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반영하느라 기간이 길어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이 지난해 적자규모까지 고려해 총 5조원 이상의 자구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대우조선해양 10조85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제출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자구안에는 특수선 사업부를 자회사로 상장해 자금을 끌어들이는 방안과, 서울본사 사옥 및 중국의 선체 블록공장인 '대우조선해양산둥유한공(DSSC)'매각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인력 2300여명 추가감축안이 포함됐다.
3사의 자구안은 설비감축 및 유·무형 자산 매각, 인력구조조정으로 압축된다. 현대중공업은 관리직부터 시작한 구조조정을 생산직에까지 확대해 그 숫자가 1200여명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자구안 이행이 시작될 경우 노조와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각사의 노조 등은 전면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 관계자는 "오는 13일과 14일 양일간 찬반투표를 열어 특수선 분야 분리에 반대하는 항의파업을 위한 준비과정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의 하이투자증권 매각 결정이 알려지자 하이투자증권 노조는 내부 구성원 동의 없는 매각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매각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9개 조선사와 금속노조로 구성된 조선업종 노조연대는 오는 8일과 9일 1박2일 상경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오는 8일에는 산업은행 앞에서 상경집회를 진행하고, 다음날인 9일에는 국회에서 여야 대표 등이 참석하는 조선업 구조조정 관련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후에는 국회앞 무기한 천막농성도 계획하고 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