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자율협약을 진행 중인
현대상선(011200)과
한진해운(117930)이 생존을 위한 치열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사채권자 집회와 해운동맹 재가입 논의를 앞둔 현대상선은 조만간 발표되는 용선료 협상 결과에 회사의 명운이 달려있다. 이제 막 용선료 협상에 착수한 한진해운은 최근 억류됐던 선박 운항을 재개시키면서 놀란가슴을 쓸어내렸다.
현대상선의 용선료 인하 협상 결과가 이주 안으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선. 사진/현대상선
29일 해운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이 최근들어 급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지난 2월말부터 진행해온 용선료 협상이 마무리짓기 위해 지난 18일 해외선주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담판을 벌였지만 별 소득없이 마무리되면서 불길한 그림자가 드리웠다. 협상은 개별협상으로 선회했고, 교착상태에 놓였지만 최근 진전을 보였다.
정부가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 시한에 대해 정부가 따로 못박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30일이 데드라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상선은 5개 컨테이너 선사와 17개 벌크선사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컨테이너선이 현대상선 전체 용선료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그 중에서도 비중이 큰 영국업체 조디악과 협상이 타결되면 나머지와도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커진다.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상선의 용선료가 20% 인하되면 컨테이너 운항원가(2015년 기준)가 1400억원 가량 절감될 것으로 분석했다. 30% 인하 때는 2100억원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협상에 실패하면 현대상선은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용선료 협상이라는 큰 산을 넘고 나면 오는 31일과 다음달 1일 사채권자 집회가 기다리고 있다. 사채권자들에게 채권의 50%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채권은 3년 거치 3년 분할 상환 조건을 이미 제시한 상태다. 현대상선은 직원들이 나서서 사채권자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의 출자전환까지 집행되면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400% 이하로 떨어져 정부의 선박 신조 프로그램의 혜택도 받을 수 있게돼 사실상 회생 가능성이 커진다. 다음달 2일에는 서울에서 기존 해운동맹인 G6 해운사들과 정기모임을 앞두고 있다. G6가 새로운 동맹인 '디 얼라이언스' 등으로 갈라진 상황에서 여기에 가입하지 못한 현대상선은 동맹 재가입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은 최근 잇따라 용선료 연체 사실이 알려지면서 난감해 하고 있다. 캐나다 선주인 시스팬에 1160만달러(137억원)의 용선료가 연체됐다. 지난 24일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8만2158DWT(재화중량톤수)급 벌크선이 억류됐다가 3일만인 지난 28일 선박 운항이 재개됐다. 회사 측은 "용선료 연체는 추후에 협의키로 하고, 벌크선 운항을 재개하기로 했다"며 급한 불을 껐다. 당장의 용선료도 지불하지 못할 정도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한진해운의 용선료 협상에도 빨간 불이 켜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