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의 전당 예약' 박인비, 단일 메이저 4연패 도전

9년 만에 박세리 명맥 이어 '명예의 전당'으로

입력 : 2016-06-07 오전 10:24:16
[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박인비(KB금융그룹)가 세계 여자골프 사상 처음으로 단일 메이저대회 4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이미 박인비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명예의 전당 가입을 눈앞에 두며 '전설' 등극을 예약했다.
 
박인비는 10일(한국시간) 워싱턴 주 시애틀 인근의 사할리 골프클럽(파73·6668야드)에서 열리는 올 시즌 LPGA 투어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총상금 350만달러)에 출격한다.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한 박인비는 전무후무한 단일 대회 4연패를 노린다.
 
박인비 외에 지금까지 단일 메이저대회에서 3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패티 버그와 아니카 소렌스탐 둘뿐이다. 그만큼 어려운 기록이다. 이번에 박인비가 우승을 하나 더 추가한다면 이들을 제치고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다만 최근 박인비가 왼손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고전하고 있어 컨디션 회복이 우승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박인비는 올 시즌 LPGA 투어 아홉 차례 출전해 톱10에 두 번 진입했을 뿐 아직 우승이 없다. 지난달 열린 킹스밀 챔피언십과 볼빅 챔피언십에선 부상 재발로 잇달아 1라운드를 마친 뒤 기권했다. 지난해 5승을 챙긴 것과 비교해 좋지 않은 페이스다. 이후 박인비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열린 지난주 숍라이트 클래식까지 불참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4연패 여부와 상관없이 박인비는 이번 대회 1라운드를 마치면 LPG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다. 한국 선수로는 2007년 박세리 이후 두 번째이자 9년 만에 경사다. 전체를 놓고 봤을 때도 1950년 창립 이래 25번째로 그간 66년 동안 24명밖에 밟지 못한 길이다. 2007년 LPGA에 데뷔한 박인비는 통산 17승(메이저대회 7승)을 기록했고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최저타수상(베어트로피)까지 손에 쥐며 명예의 전당 가입을 예약했다.
 
LPGA 명예의 전당 가입 요건은 굉장히 까다롭다. 현역 선수가 명예의 전당에 가입하려면 LPGA 투어 활동 경력이 10년 이상 되어야 하고 메이저대회 우승, 베어트로피 수상, 롤렉스 올해의 선수 선정 가운데 하나 이상을 성취해야 한다. 또 입회 조건인 27포인트(메이저대회 우승 2점·LPGA 일반 대회 우승 1점·베어트로피·올해의 선수 1점)를 따야 한다. 
 
일반적으로 27포인트를 따낸 선수는 투어 활동 10년째를 맞는 시즌의 10번째 대회 1라운드를 마치면 투어 경력 10년을 인정받는다. 지난해 '10년' 조건만 채우지 못했던 박인비는 올해로 꼬박 LPGA 투어 생활 10년째를 맞았다. 이번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이 그의 올해 10번째 출전 대회다. 박인비는 10일 1라운드를 마친 뒤 18번 홀에서 LPGA 사무국이 주최하는 명예의 전당 입회식을 치른다.

박인비가 이번에 LPGA 명예의 전당엔 가입하지만,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입회엔 좀 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2013년까진 LPGA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면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도 자동 가입됐지만 이젠 일반 투어 15승 이상 또는 메이저대회 2승 이상은 물론 만 50세가 지나거나 현역 은퇴 후 5년 뒤 명예의 전당 심사위원회 투표를 거쳐야 한다. 이미 메이저대회 2승 이상을 올린 박인비에게 필요한 건 이제 시간뿐이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박인비가 10일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사진/와이드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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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