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꼴찌' 한화 이글스의 연승 행진이 이어지면서 프로야구 중위권도 꿈틀대기 시작했다.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올 수 없을 것 같았던 한화가 최근 10경기에서 9승1패를 거두면서 9위 kt 위즈와 격차를 2게임 차까지 좁혔다. 지난 6일까지의 경기를 기준으로 한화는 4위 LG 트윈스와도 5.5 게임 차밖에 나지 않는다. 연승을 이어갈 경우 촘촘히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는 중위권 판도를 언제든 흔들어 놓을 수 있는 수준이다. 게다가 kt가 이번 주 3연전에서 1위 두산 베어스를 만나기에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한화가 kt를 따돌릴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마침 한화는 이번 주 홈에서 8위 기아(7~9일)와 맞붙은 뒤 엘지(10~12일)를 상대로 중위권 도약을 노린다.
한화의 상승 요인으로는 침묵했던 4번 타자 김태균의 부활이 결정적이다. 시즌 내내 헛돌았던 김태균의 방망이는 최근 12경기에서 타율 0.520(40타수 21안타)을 기록하면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 3번 타자로 타선을 바꾼 그는 3개의 홈런과 21개의 타점을 몰아쳤다. 여기에다 돌아온 선발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의 뒤를 이어 송은범, 윤규진, 이태양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덕도 크다. 이 덕분에 한화는 시즌 내내 '혹사 논란'에 시달렸던 불펜진이 한숨 돌리며 팀 승리를 지켜내는 본연의 역할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송창식, 심수창, 권혁, 박정진, 정우람이 지키는 불펜은 최근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56(1위)을 기록했다.
다만 한화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려면 로저스의 팀 이탈을 극복해야 한다. 로저스는 지난 4일 삼성과 원정 경기에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3회에 교체됐다. 결국 로저스는 지난 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당분간 치료와 재활을 거쳐 최소 10일은 결장할 것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로저스가 10일 안에 돌아온다면 1경기 결장 정도에 그치겠지만 공백 기간이 더욱 길어진다면 최소 2번 이상의 선발 로테이션 이탈이 나온다. 이 경우 자칫 불펜의 부담감이 다시 가중될 수 있다는 전망이 야구계에서 나오고 있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한화 이글스의 김태균(왼쪽)과 로사리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