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시즌 첫 4연승…불안요소는 여전

'4번 타자' 김태균과 '에이스' 로저스의 '부활 예고'
다가올 여름 무더위와 마운드 과부하는 '고민거리'

입력 : 2016-05-30 오후 1:19:14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한화 이글스가 시즌 첫 4연승을 달리며 반등의 물꼬를 트는 모습이다. '4번 타자' 김태균과 '에이스' 투수 에스밀 로저스의 경기력이 올라오면서 팀의 중심이 잡혀가는 분위기다.
 
한화는 지난 2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경기에서 9-2로 이겼다. 앞서 26일 넥센을 7-6으로 이긴 뒤 27일부터 이어진 롯데와 3연전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올 시즌 첫 4연승을 신고한 한화는 15승(1무31패)째를 올리며 9위 kt 위즈(19승2무27패)와 격차를 4경기로 줄였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지만 한화의 4연승은 지독했던 부진을 떨쳐버릴 절호의 기회다. 이번 연승을 계기로 5할 승률을 회복하겠다는 게 벤치의 계산이다.
 
4번 타자 김태균의 타격감 회복이 가장 반갑다. 김태균은 25일 넥센전과 2차전에서 2타수 2안타 1홈런 5타점을 쳐내며 올 시즌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타점 경기를 기록했다. 한화는 8-9로 졌지만 이때부터 김태균은 타격감이 올라왔다. 이어 29일 롯데전 김태균은 1회 0-1로 뒤진 상황에서 경기를 뒤집는 역전 투런 홈런포(시즌 3호)를 쳐냈다. 그간 "4번 타자답지 않다"는 혹독한 비난에 시달렸는데 부활의 시동을 걸었다.
 
특히 김태균은 최근 5경기에서 8안타를 몰아치며 시즌 타율을 0.303까지 끌어올렸다. 김태균이 타격감을 찾자 국가 대표 '테이블 세터'인 이용규와 정근우를 비롯해 송광민과 로사리오로 이어지는 타선의 흐름도 좋아졌다는 평가다. 여기에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양성우와 하주석이 상위 타선에서 흘러나온 기회를 타점으로 이으며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마운드로 눈을 돌리면 에스밀 로저스의 귀환이 청신호다. 시즌 초반 로저스가 부상으로 빠졌을 때 한화팬들은 그의 복귀만을 기다렸다. 지난 8일 복귀 이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한 로저스는 29일 롯데전에서 완투승(9이닝 7피안타 2실점)을 따내며 완벽한 구위를 회복했다. 투구수도 127개로 올 시즌 프로야구 투수 중 한 경기 최다 투구수를 달성했다.
 
로저스는 앞서 24일 넥센전에서도 7 1/3이닝을 2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불펜 과부하'에 시달리는 한화 선수단에 단비를 뿌렸다. 게다가 시즌 초반 부침을 겪던 송은범도 20일 kt전과 26일 넥센전에서 모두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불펜 투수들의 짐을 덜어줬다. 로저스와 송은범이 1~2선발을 맡으면서 3~4선발을 해야 할 이태양과 윤규진이 정상 궤도에 오르는 게 이상적인 한화의 선발 로테이션으로 꼽힌다.
 
다만 한화의 연승 행진을 놓고 '부활'이라는 단어를 붙이기에는 다소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전히 순위표 제일 아래에 있는 상황에서 모든 팀의 변수인 여름 무더위까지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화는 여름 무더위를 앞둔 지난해 6월5일을 기점으로 하위권에서 5위까지 반등했다. 그러나 무더위 기간인 지난 7~8월에 온 힘을 쏟아내 8월 말에는 8위까지 떨어졌다. 다행히 시즌 막판 연승 행진을 펼쳐 끝내 6위로 지난해 정규리그를 마쳤으나 그만큼 김성근 감독식 마운드 운영이 시즌 전체에 긍정적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리고 이는 올해도 김성근 감독의 야구를 향한 비판에서 빠지지 않는 주제다.
 
올 시즌에도 주요 불펜 투수인 권혁(36 1/3이닝·투구수 663개), 송창식(35이닝·투구수 660), 장민재(35이닝·투구수 707개), 박정진(23 2/3이닝·투구수 465개) 모두 이닝 소화와 투구수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다. 이들의 체력관리와 적재적소의 활용이 한화가 풀어야 할 숙제이자 자신들이 자초한 위기로 남아 있다.
 
설상가상으로 마무리 투수 정우람은 지난 27일 새벽 운전 도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해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 목에 뻐근함을 호소해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하다. 외국인 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는 올 시즌 8경기에 등판해 2승 2패(평균자책점 9.00)의 부진한 모습을 보여 아직도 2군에 있다. 이 때문에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설이 흘러나오는 등 마운드의 단단함을 더하기 위한 작업은 분주한 모습이다. 어깨 통증인 안영명도 여전히 재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오는 31일부터 SK와 3연전을 치른 뒤 다음 달 3일부터는 홈에서 삼성과 3연전을 갖는다. 올 시즌 한화는 SK전에서 1승2패로 부진했다. 삼성과 경기에서는 혹독한 부진에 시달리면서도 3승3패로 비교적 괜찮은 모습을 보였다. 이번 주 열리는 이들과의 맞대결은 한화의 지금과 같은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한화 이글스의 에스밀 로저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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