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국민의당은 7일 국회 원 구성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세비를 받지 않겠다는 방침을 최종 결정했다.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세비는 오늘 국회사무처에 요청해 반납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받지 않는) 날짜는 6월1일부터 개원시까지로 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개원시’는 국회의장이 선출되는 날을 의미한다.
국민의당은 이날 결정이 만장일치로 이뤄졌다고 밝혔지만 논의 과정에서 일부의 반대 의견도 있었다.
주승용 의원은 “무노동 무임금이라는 게 선례로 남을 수 있다. 국회라는 게 앞으로도 하다보면 여야 협상 때문에 열리지 않는 경우도 있을 텐데, 앞으로 무노동 무임금이 계속 적용돼야 하는가”라며 “좀 더 치열하게 당론이 모아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상돈 의원(최고위원)도 “19대 때 새누리당 세비 반납 전례와는 차이가 있다. 당시 민간사찰 문제나 MBC 관련 문제가 새누리당 책임으로 나오는 귀책 사유가 있었기 때문에 공약을 내세웠고 총선에서 승리해 약속을 지키는 차원에서 세비 반납을 한 것 아니냐”며 “우리는 어찌보면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상황인데 우리가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론을 폈다.
그러자 박지원 원내대표는 “무노동 무임금은 원 구성 협상에만 적용되고 이후로는 적용되지 않는다. 국민의 법정 기일을 지켜 개원하라는 요구가 있으므로 두 당에 대한 압박용이다. 이해해 달라”며 설득했다.
국민의당의 ‘세비 반납’ 구상에 대해 당 밖에서는 이미 많은 비판이 나온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반정치 논리”라며 반대했고, 김홍걸 전 국민통합위원장은 “‘정치개혁’이나 ‘새정치’는 근본적인 문제들이 바뀌어야 가능한 것이지 홍보성 이벤트로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꼬집은 바 있다. 무대응으로 일관했던 새누리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세비 반납 주장은 상당히 포퓰리즘적"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이 ‘원 구성에만 적용하겠다’고 했지만 주승용 의원의 지적대로 다른 사안으로 국회가 공전할 경우 '왜 지금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지 않느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국민의당이 '반정치 정서'에 편승해 스스로 앞뒤가 맞지 않는 행보를 예정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세비를 반납할 게 아니라 일을 더 열심히 하는 게 우선”이라며 “앞으로 세비를 반납한다고 한다면 '세비를 개인적으로 쓰지 않겠다'는 것과 '세비 사용 내역을 공개하겠다'는 것도 같이 선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