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70대 설계사 전성시대…"태블릿 PC 활용은 기본이죠"

삼성화재 한양지점 70대 RC 5인방…평균 연령 71.2세, 다섯이 합쳐 356세
"밥값 시원하게 계산하니 친구들이 부러워 해"

입력 : 2016-06-08 오후 5:53:48
[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보험설계사라는 직업을 이야기 할 때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 것이 '정년'이 없다는 것이다. 고객과 지식만 있으면 '남녀노소'가 할 수 있는 직업이 보험설계사다. 최근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제2의 직업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몸소 꿈같은 제2의 직업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평균 연령 71.2세, 다섯이 합쳐 356세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삼성화재 한양지점 실버 RC들이다. 아직은 "한창 나이다"고 말하는 한양지점의 변이용(72세), 정진쾌(67세), 장미경(74세), 전혜옥(70세), 전명숙(68세) RC를 뉴스토마토가 만나봤다.
 
뭉치기만 하면 호탕한 웃음, 유쾌한 입담이 가득한 삼성화재 한양지점의 70대 보험설계사(RC) 5인방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힘 닿는 데까지 계속 설계사로 일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평균 70대의 연령대에도 불구하고 태블릿 PC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영업을 한다. 급격한 금융시장 변화에 열정과 끈기로 나이를 잊은 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인생경험을 바탕으로 꼭 필요한 맞춤형 보험 설계를 제시하며 많은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실버 RC 5인방은 단순히 보험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고객들의 인생의 동반자가 되주는 영업으로 지점 내에서도 젊은 RC들의 멘토가 되고 있다. 
 
 
변이용 RC(좌측 위), 정진쾌 RC(우측 위), 아래 왼쪽부터 장미경 RC, 전혜옥 RC, 전명숙 RC 사진/삼성화재
 
-100세 인생, 일이 있어 더욱 즐겁다
 
“이 나이에 매일 아침 어딘가로 출근할 곳이 있다는 게 큰 축복”이라고 말하는 전혜옥 RC는 15년간 생명보험사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2004년, 59세의 나이에 삼성화재에서 새 출발을 했다.
 
혜옥RC는 “이직 당시인 2004년에도 적지 않은 나이였지만 나이가 많다고 해서 망설이면 되겠냐”며 “도전할 수 있을 때까지는 도전해야한다. 손해보험 상품의 다양성과 비전을 안다면 또 한 번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5인방 첫째인 장미경 RC는 올해 나이 75세임에도 불구하고 막내처럼 보이는 동안이다. 그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일하는 즐거움"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보험업계에 입문한지 37년이 지났다. 최근에 삼성화재에서 25년 장기 활동상을 받기도 했다”며“내가 상을 받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고객들 덕분에 지금까지 일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고객은 인생의 동반자라라고 말하는 그녀는 30년 전 개척 활동을 통해 어렵게 만난 고객이 지금까지도 고객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장 RC는 “이제는 얼굴만 봐도 서로의 표정을 읽을 정도이니 가족이나 다름없다. 고객과 함께 도란도란 늙어가는 즐거움도 쏠쏠하다”며 웃음을 보인다.
 
보험 영업 경력이라면 그녀들 못지않은 전명숙 RC는 1993년 삼성화재가 안국화재 시절이었을 때부터 삼성화재와 함께 해온 ‘토박이’다. 신인시절에는 정비업체를 운영하던 남편에게 자동차보험 고객을 소개받기도 했지만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세심히 살핀 것이 23년 영업인생의 가장 큰 비결이라고 말한다.
  
-젊게 사는 비결은 끊임없이 배우는 것
 
“당신은 항상 부지런하지”라며 말을 보태는 정진쾌 RC는 명숙 RC의 남편이다. 정 RC는 2년 전 아내의 권유로 삼성화재 RC가 됐다. 그는 30년이 넘는 세월을 그녀와 함께 한 만큼 아내의 열정이 얼마나 남다른지 잘 알고 있다.
 
그는 “아내는 지금도 삼성화재 보험 상품 내용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보험업의 트렌드를 열심히 파악한다”며 “그렇게 쌓은 보험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고객을 만날 수 있고 기존 고객들에게는 부족한 점을 짚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비록 나이는 많지만,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는 이들은 고령의 설계사가 어려워할 수 있는 최신 영업 시스템도 놓치지 않고 활용하고 있다.
 
한양지점 5인방은 “속도가 느려 답답할 때도 있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배울 수 있고 젊게 살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며 “보통의 70대라면 태블릿 PC를 사용할 줄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5인방은 영업 활동할 때마다 태블릿 PC를 손에서 놓지를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이어 “태블릿 PC를 통해 고객에게 보험의 니즈 동영상을 보여주기도 하고 전자 서명을 받기도 한다. 우리는 70대 중 가장 스마트한 사람들”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특히 태블릿 PC 때문에 여고 동문 모임에서 주목을 제대로 받았다는 전혜옥 RC는 보험에 대해 문의하는 친구에게 태블릿 PC로 쉽게 설명해줬더니 그야말로 신세계를 바라보는 눈빛이었다고 한다.
 
혜옥 RC는 “능숙하게 태블릿 PC를 다룰 줄은 친구들도 몰랐다. 이럴 땐 전문직이라는 게 어깨를 으쓱하게 한다”며 “거기다 아직 경제활동도 하니까 가끔씩 밥값도 시원하게 계산할 수 있고, 여유롭게 문화생활도 즐겨 친구들이 부러워한다”고 전했다.
 
전혜옥 RC의 말에 공감한다는 변이용 RC는 “손주들 용돈 챙겨주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나이가 들어도 경제적인 활동을 하니까 자식들에게 부담도 주지 않고, 손주들 인기도 독차지하고 여러모로 좋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일을 하는 이유는 '보람'
 
부러움의 눈빛으로 4인방을 쳐다보는 정진쾌 RC. 올해 나이 68세임에도 불구하고 5인방 중 막내다. 영업 경력도 3년 차로 5인방 중 가장 막내다.
 
대선배들 앞에서 명함을 내밀기엔 부족함이 많지만 정 RC는 열정 하나만큼은 뒤처지지 않는다고 자신한다.
 
그는 “우리도 젊은 RC 못지않다. 지인 영업만으로는 한계를 느껴 시장 개척 활동도 시작했고, 지역단에서 RC를 위해 진행하는 토요 특강에도 빠지지 않고 참여한다. 나만의 노하우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고 자신의 찬 목소리로 답했다.
 
아내가 자신의 롤모델이라는 그는 ‘언제쯤 아내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라며 농담을 던진다. 그는 70세가 코앞인데 아내가 함께 일하자고 해서 내심 고마웠다며 아내에게 공을 돌렸다.
 
정 RC는 “평생 자동차 정비업소를 운영하다가 이 나이에 새로운 일을 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 일은 자영업에 비해 시간 활용이 자유롭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얼마든지 일할 수 있고 일한 만큼 소득도 얻어 갈 수 있으니 일석삼조”라며 RC 직업에 대해 칭찬했다.
 
일할수록 보람도 늘어간다는 정진쾌 RC는 최근에 친구에게 컨설팅한 암보험을 보상 처리해주면서 큰 보람을 느꼈다. 특히 “네 덕분에 살았다”라고 말하는 친구 덕분에 보험의 필요성과 고객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는 계기가 됐다.
 
비슷한 경험이 많다는 변이용 RC는 특히 자동차보험 고객수가 많아 교통사고가 났을 때, 보상처리를 해준 경험이 여러 번이라고 한다.
 
변 RC는“'나는 사고 안 나', '절대 아프지 않아'라고 자신하는 사람들을 보면 오기가 생긴다”며 “내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필요성을 인지시켜서 가입시킨 보험만 해도 꽤 된다”고 자랑했다.
 
이어 “한 고객은 고속도로에서 3중 추돌사고가 나서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런데 삼성화재의 빠른 보상처리를 보더니 운전자보험을 추가로 가입했다”고 경험담을 들려줬다.
 
고급 장교 출신으로 2002년 전역한 변이용 RC는 59세의 나이에 삼성화재 RC를 시작하면서 또 다른 사명감을 짊어졌다.
 
그는“100세 시대에 은퇴는 또 다른 시작이다. 인생은 60부터, 아니 70부터 시작해도 절대 늦지 않는다”며 “우리처럼 제2의 인생을 통해 활기차고 건강한 삶, 물질적으로도 풍요로운 삶을 이어갔으면 좋겠다”며 많은 사람들이 설계사라는 직업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찾길 바랬다.
 
-우리는 영원한 '꽃RC'
 
‘꽃RC’ 5인방에게 흐뭇한 미소를 발사하는 김동진 지점장 마치 독수리 5남매 같은 그들은 지점에서 가장 든든한 존재라고 말한다.
 
그는 “5인방은 단순히 보험을 판매하는 분들이 아니다. 그들은 고객에게 인생의 동반자와 같은 존재”라며 “활동력은 젊은 분들보다 못할지 몰라도 기존 고객 관리가 탁월하고 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포기가 없는 대단한 분들”이라며 그들에게 배우는 것도 많다고 말했다.
 
흰머리, 주름진 얼굴에도 보험을 향한 열정만큼은 청춘인 이들이다. 남다른 열정으로 살아가는 5인방 앞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한양지점 꽃 RC 5인방은 “100세 시대에 70대면 아직 한창 일할 나이다. 앞으로 퇴직한 사람들에게 우리처럼 제2의 취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우리는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삼성화재 RC로 활동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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