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카카오뱅크와 K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연내 본인가를 앞두고 있지만 은행 인력 채용이 쉽지 않아 고심하고 있다.
이들 인터넷전문은행 업체의 경영진과 주요 주주가 모두 ICT업체여서 ICT 전문인력 채용은 비교적 수월한편이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인터넷은행에 대해 ICT업체 수준으로 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은행 경력직들이 이직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인터넷은행의 경우 ICT 분야와 금융 분야 모두 경험한 인력을 원하지만 아직까지 이같은 인력이 드문 것도 한 원인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지난 4월 실시한 공개채용에서 30~50명을 채용할 계획이었지만 최종 채용한 인력은 20명이 채 안됐다. 이번 공채에서 카카오뱅크는 IT, 수신, 여신, 신용평가시스템(CSS), 리스크관리, 빅데이터, 정보보호, 카드 등 21개 분야, 5년 이상의 경력자를 채용할 예정이었다.
당시 지원자가 3000명이 넘었지만 상당수가 ICT 경력자였기 때문이다. 실제 합격자 역시 대부분은 시중은행을 비롯한 금융사 출신이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생각보다 지원자들 중에서 은행 경력과 ICT경력을 고루 갖춘 인재를 찾기 어려워 당초 계획보다 적은 인원을 채용했다"며 "앞으로는 공개채용보다 수시 채용을 통해 카카오뱅크에 적합한 인재를 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K뱅크도 은행 인력 채용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K뱅크는 1차 공채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 전산시스템 인력 등을 위한 2차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16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공채의 선발 분야는 1차 공채와 달리 계정계, 정보계 등을 제한됐고, 근무 경력은 5년 이상으로 한정했다. 은행과 ICT를 고루 경험한 인재가 더 필요하다는 판단이기 때문이다.
K뱅크는 우리은행 직원 중에서도 25명을 채용하기로 논의했지만 실제 K뱅크로 이직한 직원은 22명 뿐이었다.
K뱅크 관계자는 "주주사인 우리은행에서 22명의 인원이 합류했지만 여전히 금융분야의 경험을 갖춘 인재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수시채용과 내부 인원 교육 등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금융과 ICT 경력을 고루 갖춘 인재가 드물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기존 금융사도 핀테크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핀테크가 은행의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하면서 은행 내 관련 직원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은행 내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이들 직원이 신생 업체로 이직하는 것은 사실 쉬운 선택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와 K뱅크가 은행 인력 채용에 난항을 겪고 있다. (왼쪽부터)카카오 제주 본사와 K뱅크 광화문 본사. 사진/각사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