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니퍼트, 올해도 '니느님' 모드

다승 선두 질주…올해도 확실한 1선발

입력 : 2016-06-16 오후 12:15:57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두산 베어스의 '효자 외국인' 더스틴 니퍼트(35·미국)가 올해도 제1선발 투수로서 팀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니퍼트는 지난 1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6이닝을 3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시즌 9승(2패)째를 챙겼다. 홈런을 3개나 맞았으나 특유의 버티는 힘과 흔들리지 않는 제구력으로 제 몫을 다했다. 이날 승리로 니퍼트는 다승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니퍼트는 올 시즌 12경기에 출전해 이같은 승수를 쌓았다. 다승과 승률(0.818)에서 모두 1위다. 팀 동료 보우덴(8승)과 장원준(8승)이 니퍼트의 승수를 잇고 있으며 신재영(넥센·8승)과 윤성환(삼성·7승) 등이 그 뒤를 쫓고 있다.
 
니퍼트는 2011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15승을 따내면서 확실한 1선발로 자리 잡았다. 이어 다음 시즌부터 11승, 12승, 14승을 기록하며 2014년까지 두산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두산 팬들을 그에게 '니느님'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다만 지난 시즌 니퍼트는 부상이 길어지면서 20경기 출전에 그쳐 6승을 기록하는 바람에 두 자릿수 승수 기록을 이어가진 못했다. 하지만 NC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완봉 역투와 4차전 7이닝 무실점 호투를 보이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하는 등 올 시즌 부활을 예고했다.
 
니퍼트의 올 시즌 기록을 살펴보면 다승 외에도 여러 방면에서 '에이스'의 진가가 드러난다. 니퍼트는 8번의 퀄리티스타트(QS·6이닝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하며 자신이 맡은 경기는 확실히 책임지고 있다. 니퍼트가 등판하는 날이면 두산 불펜과 벤치 모두 어느 정도 부담감을 떨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니퍼트는 탈삼진(80개에서도 1위다. 이닝당 삼진 비율은 9.69에 달하는데 이는 선발 투수들 중 단연 돋보이는 모습이다. 소화 이닝도 어느덧 74 1/3이닝을 돌파하면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1.35로 전체 8위다. 3.63에 불과한 평균자책점(6위)과 0.262인 피안타율(8위) 또한 그의 안정감을 뒷받침하는 지표다.
 
특히 스탯티즈 통계에 따르면 니퍼트는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에서 1.98로 투수 전체 중 11위에 올라 있다. 시즌이 아직 절반 이상 남아있기에 이 수치는 계속 올라갈 전망이다. 니퍼트는 부상으로 20경기 출전에 그쳤던 지난 시즌을 제외하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시즌 평균 4.56의 WAR를 기록했다.
 
그러나 니퍼트가 사랑받는 이유는 기록 때문만이 아니다. 그는 이닝이 끝날 때마다 더그아웃으로 먼저 들어가지 않고 공수 교대를 위해 들어오는 야수들을 기다린다. 야수들과 글러브를 맞부딪히며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팀원들에 대한 고마움을 매번 표현한다. 뛰어난 성적과 겸손한 모습에서 나온 '니느님'이라는 별칭은 외국인 선수답지 않은 그의 살가움을 압축한 별명이다. 니퍼트는 지난 1월 수원의 한 호텔에서 한국인 여성과 결혼했는데 그 덕분에 더욱 "한국을 떠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두산 베어스의 더스틴 니퍼트.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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