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메리츠화재(000060)가 초대형 거점점포 도입으로 지점과 인력을 줄인 비용으로전속 설계사 지원에 나선다. 이에 메리츠화재 노조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오는 1일부터 전속 설계사에게 판매수수료를 최고 1100% 지급한다. 기본 수수료율이 1000%이며 보너스 개념의 시책 수수료가 100%다. 특히 판매수수료 중 600%를 선지급금으로 책정했다.
이는 전속 설계사 채널에서는 파격적인 일이다. 메리츠화재가 상대적으로 수수료를 많이 받는 법인대리점(GA) 수준으로 전속채널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메리츠화재 설계사가 월납 10만원의 장기보험 계약을 체결하면 설계사가 받는 수수료는 110만원인 것이다. 이 중 60%를 선지급금으로 받게 된다.
반면, 불완전 판매에 대한 환수도 강화된다. 통상 보험설계사의 환수율은 10개월 기준 20~30% 수준이지만 메리츠화재는 환수 기간을 15개월로 늘리고 환수율도 두배에서 세배 가까이 높이기로 했다. 아울러 '먹튀'에 대한 문제도 이행보증보험 가입으로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이행보증보험이란 보험 설계사들이 설계사 업무를 시작할 때 SGI서울보증에 관행처럼 가입하는 보험이다. 국내 보험사들은 설계사가 계약을 체결해오면 보험사가 설계사에게 선지급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이후 해당 계약이 만료될 때까지 설계사가 업무를 그만두지 않거나 계약이 유지되면 문제가 없지만, 계약이 중간에 실효·해지될 경우 설계사는 계약서상 명시한 비율에 따라 보험사에서 먼저 받은 수수료 일부를 반납해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보험사가 설계사에게 관행상 이행보증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설계사에게 남은 수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 서울보증보험이 보험사에 보전액을 지급하고 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완전판매에 대한 보상을 늘리고 불완전 판매에 대한 환수를 늘리는 방향"이라며 "정상적인 계약을 모집할 경우 업계 최고 수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파격적인 수수료 지급을 위해 메리츠화재는 7월부터 12개 지역본부를 없애고 현재 운영 중인 지점 221개를 102개로 통폐합한다. 이 과정에서 중간 관리자급 인원 상당 규모를 희망퇴직을 통해 내보낼 계획이다. 불필요한 지점과 인력을 효율화해 설계사 수수료로 돌려준다는 게 메리츠화재의 계획이다.
문제는 노조에 반발이 거세다는 것이다. 메리츠화재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조직개편을 빙자한 인위적 구조조정"이라며 "직원을 소모품과 비용으로만 보는 경영진단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메리츠화재 노조는 29일 강남 메리츠타워에서 '조직개편을 빙자한 구조조정 저치 총력 결의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