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회장 "대우조선 분식회계 성과급 환수 검토"

대우조선 분할·매각 검토 시사…"몇가지 시나리오 있다"

입력 : 2016-06-30 오후 5:12:15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당시 성과급 잔치를 벌였던 임직원에 대해 "성과급을 환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분식회계로 지급된 대우조선해양의 성과급을 환수해야 한다는 게 국민 정서라는 지적이 나오자 이같이 답변한 것이다.
 
이 회장은 "저도 (환수해야 한다는 국민 정서를) 상당 부분 인정한다"며 "분식이 확정되는 시간이 있을 텐데 분식이 확정되면 자구계획을 통해 환수되도록 필요한 조치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우조선해양 부실에 대해 주채권은행으로서 가장 큰 책임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대우조선이 적자로 정정공시를 하면서 법인세를 환급요청을 했는데, 분식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으니 아직 성과급을 환수하지 못하겠다는 것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자, 이 회장은 "특단의 조치를 다시 강구하겠다"고 답변했다.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왼쪽)과 한국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이 6월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
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우조선해양은 2012~2014년까지 3년 동안 약5조원의 분식회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매년 수천억원의 적자를 봤지만 원가를 줄이고 실적을 높이는 방식으로 수익을 본 것으로 조작했다는 것이다. 당시 대우조선 임직원들은 대규모 성과급을 받았다.
 
이 회장은 성과급 환수와 더불어 대우조선의 정상화 계획과 관련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며 회사의 분할·매각 등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동걸 회장은 "작년과 올해 수주절벽이라는 상황이 발생해 조선 3사에 대한 큰 그림을 구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공식화하기는 부담이 크지만 대우조선의 조치에 대한 몇 가지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방산 분리도 경우의 수에 포함되고, 과거 금융권의 구조조정에서 그랬듯이 굿 컴퍼니와 배드 컴퍼니를 나누는 것도 경우의 수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회장은 "극단적인 말을 했을 때 해외 영업에 상당한 지장을 받게 된다"며 현실적으로 최악의 상황에서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며 매각에 유보적인 태도를 내비쳤다. 
 
아울러 이동걸 회장은 서별관회의에서 의미있는 결정을 내린 적이 없다는 언급도 했다. 이 회장은 "세 차례 정도 참석했다"면서 "조선업, 해운업 등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며 제가 참석한 회의에서는 의견 교환만 있었지 의결이나 결정된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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