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카카오·K뱅크는 본인가 신청을 앞두고 차별화된 신용평가 모델을 통한 '중금리대출'과 고객 중심의 '예·적금 상품' 등을 공개했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주주사들의 방대한 데이터와 IT기술을 접목시켜 기존 은행에는 없었던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통과한 카카오·K뱅크는 6일 판교 H스퀘어 S동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현장간담회'에서 그간의 설립경과와 향후 사업모델을 설명했다.
먼저 카카오뱅크는 '내 맘대로 선택하는 이자'는 말 그대로 은행이 일방적으로 정해 놓은 이자율 대신 내가 원하는 형태의 이자를 선택하고 그 혜택을 누리는 것이 특징이다. 예금 이자를 현금 또는 다양한 포인트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고객은 매달 현금, 음악 스트리밍 포인트, 카카오 이모티콘, 넷마블 아이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또 카톡으로 대화하듯 쉽게 돈을 주고받을 수 있는 '간편 송금'을 소개했다. 이 송금 방식은 계좌 번호를 입력하는 수고를 들이지 않고 빠르게 송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간편 송금이 출시될 쯤이면 이 방식에 대한 신뢰가 쌓여 있을 것"이라며 "기존 은행이 제공하던 이자 시스템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험을 확장시키면서 금융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 스코어링'은 중금리대출 상품으로 카카오와 주주사가 보유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신용평가를 거쳐 중신용자에게 합리적인 금리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결제 대금이 입금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돕기 위한 '이베이 소상공인 대출'도 준비 중이다. 이 대출 상품은 이베이 셀러 회원의 활동 내역을 축적한 데이터로 신용을 평가하고, 판매용품과 매출의 특성을 반영해 유연한 상환계획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이밖에도 각종 금융 상담을 해줄 금융봇, 밴사와 PG사를 제외한 결제 시스템, 핀테크 업체들이 참여하는 오픈 플랫폼 구축 등도 계획돼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오른쪽 세번째)이 판교 H스퀘어 S동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현장간담회에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카카오뱅크는 이와 같은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올해 안에 인력을 현재 117명에서 90명 더 추가할 계획이다. 외주인력까지 포함하면 400명 수준의 고용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전 직원들은 성과중심의 연봉제를 적용받아 역량과 성과와 연동된 대우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시스템 설계 및 개발을 추진한 후 지급 결제망이 연결되면 오는 11~12월 중 본인가 신청을 할 예정이다.
K뱅크는 고객의 목적에 맞는 제휴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은행 상품 간의 장벽을 허무는 시도를 했다. 요구불 예금, 정기예금, 정기적금 등 상품들이 따로 존재하는 기존 은행 시스템을 따라가기 보다 상품 간 이동 및 전환이 가능한 예적금 통장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단순히 예금에 그치지 않고 실시간 타겟형 보험, 맞춤형 대출, 최적의 펀드 추전 등 철저히 개인에게 포거스를 맞춘 맞춤형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K뱅크만의 새로운 신용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10% 중금리 대출을 선보이겠다는 계획도 잡혀있다. 이를 위해 K뱅크는 KT통신 DB와 BC카드 결제 DB, 기존 신용 DB, 주주사 DB를 두루 활용하기로 했다. K뱅크는 10% 안팎의 금리 외에도 신용평가 모델 개선을 통해 5~6%대 금리도 취급할 계획이다.
안효조 K뱅크 준비법인 대표는 "좋은 금리를 제공해야 하는 것은 모든 은행들이 직면한 숙제"라며 "제휴 통해 시너지 내고 내부적 코스트 다운으로 고객 혜택 늘리고, 5~6% 정도의 금리를 제공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사와 제휴사의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모바일 은행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전략도 있다. IT 기기에 서툰 고객을 위한 안내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휴대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 SNS를 이용한 '더 간편 송금'과 현금과 카드없이 낮은 수수료로 결제할 수 있는 '더 저렴한' 계좌 직불 서비스도 추진 중이다.
채용 인원은 현재 83명에서 올해 안에 최대 200명까지 확보할 계획이며, 이들은 모두 성과 연봉제 적용을 받게 된다.
K뱅크는 핵심인재 채용과 IT전산시스템 구축을 병행하면서 오는 8~9월 중 본인가 신청을 내고, 4분기에는 영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